장외주식 시세 조종 '7천억' 챙긴 주가조작단
지인들에 주식 무상 배포후
상한가 매수주문 수차례 반복
주가 242배 부풀려 부당 이득
'에디슨EV' 사건에도 관여
검찰이 비상장주식 장외시장인 K-OTC에서 주식을 242배나 뻥튀기해 7000억원이 넘는 돈을 챙긴 유명 기업사냥꾼 일당 3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에디슨이브이(에디슨EV)와 디아크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이미 구속된 상태다.
20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단성한)는 A사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된 공인회계사 출신 기업사냥꾼 이 모씨(52)와 공동 사주 신 모씨(52), 등기상 대표이사 이 모씨(49)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A사 주가를 조작해 지난해 3월 기준 범죄수익금 7147억원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9~10월 다수 지인에게 A사 주식을 10주 이하씩 공짜로 나눠줬다. 이른바 '에어드롭' 방식을 이용해 소액주주를 늘려 자연스러운 거래 외관을 꾸미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후 대량으로 상한가 매수 주문을 반복하면서 535원이었던 A사 주가는 12만9500원으로 242배나 치솟았다.
이들은 다수의 차명 계좌를 빌려 A사 주식을 대량으로 자전거래하거나 통정매매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고가로 조종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동원된 자금 8억7000만원도 통정매매를 통해 마련했다.
이들은 코스닥 상장사인 B사에서 바이오 사업을 미끼로 주가를 조작하던 중 감사 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되자 이러한 범행을 설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오 사업을 계속 이슈화하는 데 필요한 제3의 상장사를 인수할 자금을 유치하고 새로운 출구전략을 모색한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대규모 자금조달에도 성공해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까지 인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내 주가조작 1인자'로 불리던 이들은 쌍용자동차 인수와 대규모 자금조달을 가장해 에디슨모터스 자회사인 에디슨EV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지난 7월 6일 구속기소됐다. 난소암 관련 치료제 개발 등을 허위로 공시해 자동차 내장재 업체인 디아크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K-OTC에서 다수 공범이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저지른 시세조종 범행의 실체를 밝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로 의율한 최초 수사 사례"라며 "일반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낮고 유동성 또한 작아 시세조종 범행 유인이 적은 K-OTC에서도 일반 상장 시장과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조직적인 시세조종 범행 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K-OTC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비상장주식 거래와 관련해 규제나 감시를 강화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금융위원회 등에 이 사건 수사에서 확인된 문제점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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