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농약짬뽕’ 먹은 베트남母…남친 낙태 종용에 신변 비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홀로 자녀를 양육하던 베트남 여성이 신변을 비관해 아들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이 여성은 남편을 떠나보낸 후 만난 남자친구가 낙태를 종용하자 신변을 비관해 이 같은 선택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통영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종범)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베트남 국적의 여성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06년 결혼해 아들 B군을 낳았다. 이후 남편이 사망했고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면서 B군을 양육했다.

A씨는 동거 생활을 이어가던 중 아이를 갖게 됐다. 그러나 A씨의 남자친구는 낙태를 종용하면서 집을 나갔다. A씨는 신변을 비관해 B군을 살해한 다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자신의 주거지 주방에서 짬뽕에 살충제용 농약을 넣은 다음 B군과 함께 먹었다. 그러나 다행히 농약이 치사량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A씨와 B군 모두 목숨을 건졌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의 친모로 만 14세에 불과한 피해자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도 피해자에게 농약이 든 짬뽕을 먹여 살해하려 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이 범행으로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범행 당시 A씨는 임신 상태에서 생활고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우울증을 겪었고 자신이 죽으면 피해자를 돌봐 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으로 피해자와 함께 농약이 든 짬뽕을 먹었다”며 “피해자가 섭취한 농약은 저독성으로 치사량이나 섭취 시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섭취한 농약의 양이 적고 진료기록과 피해자의 진술 등에 의하면 피해자가 이로 인해 별다른 정상을 겪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