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생님 월급날마다 50만 원씩‥학부모가 받아낸 400만 원
[뉴스데스크]
◀ 앵커 ▶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교사 두 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있었죠.
수업 도중에 손등을 다친 학생의 부모로부터 끊임없이 보상을 요구받았던 고 이영승 선생님.
결국 개인의 돈으로 보상금을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학생의 부모는 학교 안전 공제회로부터 보상금을 지급 받고도, 선생님의 월급날마다 50만 원씩 총 4백만 원을 받아 냈습니다.
차주혁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영승 선생님 부임 첫해 발생한 이른바 '페트병 사고'.
수업 도중 커터칼에 베인 학생 손등엔 흉터가 남았습니다.
이듬해, 학생은 졸업을 했고 선생님은 군입대를 했습니다.
학부모의 보상 요구는 이때부터 시작됐습니다.
[고 이영승 아버지] "학교 행정당국에서 연락이 왔다고. 전화를 안 오게 하든가 뭐 돈을 주든가 치료비를 주든가."
군 복무 중에도 계속 합의를 종용받자, 선생님은 몇 차례나 휴가를 나왔습니다.
2018년 2월에 한 번, 3월 휴가 때는 세 번, 6월에도 휴가를 내고 학부모를 만났습니다.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두 사람 외에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전역한 이후 선생님의 통장에서 이상한 송금 기록이 발견됩니다.
2019년 4월 17일, 2백만 원도 안 되는 월급이 입금된 당일 50만 원 계좌이체가 이뤄졌습니다.
5월에도, 6월에도 월급날마다 반복된 계좌이체는 여덟 달 동안 이어졌습니다.
총 4백만 원.
돈을 받은 사람은 '페트병 사고' 학생의 어머니였습니다.
[당시 호원초 동료교사 (음성변조)] "선비 같은 사람이에요. 한마디로.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에요. 학부모님 때문에. "
그렇다면 실제 진료비는 얼마나 들었을까.
해당 학생의 왼손 엄지와 검지 사이에 생긴 흉터 길이는 8센티미터.
손등의 경우, 흉터 1센티미터를 없애는 데 통상 10만 원 초반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학교안전공제회 보상금 141만 원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선생님에게 4백만 원을 받은 지 한 달 뒤, 학부모는 다시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2차 수술이 예정돼 있으니, 연락을 달라고 했습니다.
선생님이 숨진 2021년까지도 보상 요구는 계속된 걸로 추정됩니다.
[당시 호원초 동료교사 (음성변조)] "작고 하시기 한 달 정도 됐을까요? 학생이 손을 다친 그 일에 대해서 지금 또 학부모가 연락을 한다. 재판에 관련된 이야기도 이렇게 약간 언급을 했었는데..."
유가족은 해당 학부모에 대한 형사고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용준 변호사/유족 법률대리인]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영승 선생님께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하면서 추가적인 보상이나 배상을 요구하는 행위 자체가 협박죄나 공갈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SNS에 확산하고 있는 학부모의 신상 정보 유포, 특히 학생에 대한 비난은 즉시 멈춰달라고 했습니다.
고인이 된 아들도 제자가 또 다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고 이영승 아버지] "행위에 대해서 위법이 있으면 벌을 해야지. 우리 영승이 첫 제자를 그렇게 사적인 제재를 한다는 것은 저로서도 좀 이해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멈춰주시기 바랍니다."
2년 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서 발생한 두 초임 교사의 죽음.
경기도교육청은 내일 오전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MBC 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 강종수, 임지환 / 영상편집 :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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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혁 기자(ch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26861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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