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통합추진위 논란 이어져…"교육현장 의견 반영해야"

송성환 기자 2023. 9. 20. 20: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정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관리를 일원화하는 유보통합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4월 추진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참여위원이 공식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박다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위원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화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위원장님께서 유보통합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추진위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습니까?


박다솜 위원장 /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유보통합은 교육과 보육의 각 관리 부처가 달라서 오는 격차를 줄이려고 부처를 합치려는 정책인데요. 


추진위원회는 회의를 통해서 이 유보통합 정책에 필요한 사안들을 논의하고 정책이 적절한지 등을 검토하고 심의하는 기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서현아 앵커 

지난 4월 이후 모두 3번의 회의가 있었습니다. 


어떤 내용들이 안건으로 다뤄졌습니까?


박다솜 위원장 /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1차에서는 그간의 운영 상황을 보고하고 운영 세칙을 심의하는 내용으로 별다른 내용이 없었고요. 


2차 심의 안건은 교육부로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거를 위한 비전과 실행 방안, 대강의 실행 방안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3차 심의안은 성공적인 유보통합을 위한 실행 방안이었는데 여기에는 핵심이랄 게 없었고요. 


이미 계속 반복적으로 읊어온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또 이걸 어떻게 실행할 건지 구체적인 방안이 없어서 뭔가를 심의하기가 어려운 구조였어요. 


여기 3차에서 심의할 만한 내용은 법 개정과 관련된 것뿐이었는데요. 


이 내용이 수많은 겉핥기식 내용이 섞여 있어서 심의가 어려운 구조였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위원장님께서 추진위 위원을 허수아비처럼 만들었다라고 비판을 하셨습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박다솜 위원장 /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먼저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안건을 심의라고 할 만한 게 없는 문제도 있었고요. 


기본적으로 모든 회의의 형식과 절차가 없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2차 심의 안건은 부처 일원화였는데요. 


저희는 이 부처를 합치기 전에 발달에 맞게 유아 연령을 구분하고 이거에 따라 교사 자격 분리, 별도 교육과정 운영, 유아학교 체제 확립, 이런 중요한 문제들을 먼저 확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어요. 


그래서 이제 이거를 정리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힘의 논리로 끌려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심의안에 반대를 하는 입장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의를 제기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떤 투표 절차도 없이 회의가 끝났어요. 


그래서 3차에서는 제가 절차의 부당성을 지적을 했고, 투표 절차를 거치자고 미리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3차 내용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역시 핵심이 없어서 심의가 어렵다는 지적이랑 교부금 문제도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에, 최종 출석 16명 중 6명이 반대를 했어요. 


과반에는 밀렸지만 16명 중에 6명이 반대를 한 것은 결코 소수 의견으로 볼 수 없거든요. 


그래서 이걸 브리핑에 공표하라고 요구를 했는데, "브리핑이 이미 끝나버려서 반대 여부를 공표할 수 없다"고 답변이 나왔습니다. 


결국에 회의가 어떤 결과든 간에 언론에 나갈 답은 정해져 있었던 거예요.


위원장은 중간에 나가버렸고요, 발표도 먼저 해 버렸고요. 


저희가 어떤 말을 하든 이미 정해진 방향대로 가겠다는 건데, 이걸 허수아비가 아니면 뭐라고 표현을 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유아교육 쪽으로 배정된 학부모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참여를 하지 않았어요. 


제가 이 문제를 지적하니까 심의안과 관계없는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말을 막더라고요. 


문제점 지적도 못하고 정해진 말만 하고 정해진 답만 내놓으라고 하니까, 저희가 형식상 세워놓은 허수아비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유보통합 과정에서 또 하나 핵심적인 부분이 바로 재원 문제입니다. 


현장에서 안정적인 유보통합을 위해 지방교부금이 아닌 국고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박다솜 위원장 /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교육부에서 기존에 쓰던 기관 보육 관련 복지부 예산은 이관을 할 거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복지부 예산 이관 전에 교부금부터 먼저 나눠 쓰도록 하겠다는 거예요. 


과연 교부금을 먼저 나눠 쓰고 나서 국고를 제대로 이관할까요? 


저희는 좀 의문이 듭니다. 


그리고 일단 교부금을 먼저 쪼개서 쓸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예요. 


이미 교육부는 올해 교부금이 11조 원 감소할 거라고 발표를 했고요 세수가 줄어드니까 앞으로도 교부금은 계속 줄어들 거예요.


시도교육감 협의회에서도 교부금 문제에 대해서 17명 중에 16명이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는데도 불구하고 이걸 묵살하고 시행령부터 개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미 줄어버린 교부금을 나눠 쓰라고 하는 거는 다 같이 망하라고 하는 것밖에 되지 않아요. 


나눠 쓰는 거는 파이가 늘어난 다음에나, 그리고 교육부로 들어오는 만큼 기관과 교사의 질 제고가 이루어진 후에나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미비한 보육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추가로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요.


이거는 기존 예산 이관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유보통합을 할 거면 기존 예산 이관하는 거 외에 보육 질 향상을 위해서 예산을 추가로 국고로 투자해야 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런 플랜은 아직도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서현아 앵커 

일단 올 12월까지 유보통합 시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 나와 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정부 당국에 요구하시는 점이 있습니까?


박다솜 위원장 /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 

단호하게 말씀드리자면 저희는 정책 방향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를 요구합니다. 


현장과 소통하겠다고 교육부는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까지 추진 상황에는 바뀐 게 없습니다. 


교육현장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고 있고요 계속 보육만 지원되고 교육까지 보육으로 끌어내리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너무 걱정이 되는 상황입니다.


교육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과 보육을 하겠다고 이야기했죠. 


근데 이렇게 하려면 교부금 쥐어 짜는 거 말고 확실한 재정 투자가 필요하고요. 


어떻게 교육과 보육의 질을 높일 건지 먼저 결정해야 됩니다. 


발달 상황에 맞게 연령 구분해야 되고요. 


여기에 맞게 교사 자격 분리하는 거 필요하겠죠. 


그리고 유아교육은 단순한 보육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 체제를 기본으로 두고 논의해야 됩니다. 


학교가 아닌 제3의 기관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 


여기에는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현장의 의견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 저희가 문제를 제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교육부가 앞으로 더 큰 반대에 직면하기 전에 섣부르게 정책 추진하는 것을 지금이라도 멈추고 다시 올바르게 방향을 설정해서 나아가기를 요구하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


서현아 앵커 

수십 년간 분리돼 온 유아교육과 보육을 통합하는 일입니다. 


면밀한 검토가 뒤따르길 바라겠습니다. 


EBS 뉴스는 조만간 정부 측 관계자의 입장을 들어보는 시간도 마련하겠습니다. 


위원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