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녹취록 전문 몰랐을리가”…‘최강욱 허위글’ 방송서 읽은 김어준, 끝내 검찰행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명예훼손’ 혐의

경찰이 재수사 끝에 방송인 김어준(55)씨를 검찰에 넘겼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20일 허위사실 유포로 이동재(38) 전 채널A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김씨를 전날 서울북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20년 4∼10월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유튜브 방송 ‘다스뵈이다’에서 이 전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 전 신라젠 대표에게 접근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돈을 줬다고 하라’고 협박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이 전 기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를 받는다. 

방송인 김어준씨. 연합뉴스

이 전 기자는 지난해 2월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추가로 제기해 서울동부지법에서 재판 중이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김씨가 고의로 허위 발언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송치했으나 검찰이 지난 1월 재수사를 요청해 경찰은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MBC의 검언유착 보도와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게시물을 전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수 년 동안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한 김씨가 2020년 4월 공개된 이 전 기자와 ‘제보자X’ 지모씨의 녹취록 전문을 접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봤다.

최강욱 전 의원이 검찰에 고발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의원은 2020년 4월 SNS에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 기자 발언 요지’라는 글을 올리고 이 전 기자가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을 했다가 그달 19일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김씨는 최 전 의원이 피소된 후에도 김씨가 비슷한 주장을 이어와 김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이 전 기자의 명예를 훼손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2020년 4월19일 이후 발언들이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고 보고 송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사방송을 해온 전문 방송인이라면 (시민단체의 최 전 의원) 고발 사실을 모르지 않았을 테니 이후 발언을 좀 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신중을 기했을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고 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