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시세 242배 부풀려 7000억 챙긴 기업사냥꾼 일당 기소

에디슨모터스 관계사인 에디슨EV, 자동차내장재 업체인 디아크 주가조작 사건에 관여했던 기업사냥꾼들이 비상장회사의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단성한 부장검사)는 20일 A사의 비상장주식 시세를 조종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A사 실제 사주 이모씨(52)와 공동 사주 신모씨(52), 등기상 대표이사 이모씨(49)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4월부터 6월까지 A사 주가가 급등할 것처럼 홍보한 뒤, 소규모로 나눠 지인들에게 무상 배포하는 이른바 ‘에어드롭’ 방식으로 주식을 뿌렸다. 이후 같은 해 9월부터 10월까지 비상장주식 장외시장인 K-OTC에 주식을 등록, 대규모 상한가 매수주문을 통해 주가를 242배 끌어올렸다.

이들은 여러 차명계좌로 매수·매도가를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팔면서 A사의 주가와 유동성이 양호한 것처럼 속였다. 이씨 일당이 이런 방식으로 취득한 부당이득은 지난해 3월 기준 7147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이들이 바이오사업을 미끼로 주가조작을 하다가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되자, 일종의 출구 전략으로 이런 범행을 계획했다고 판단했다.

이씨 등 3명은 에디슨EV와 디아크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7월6일 구속기소돼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인수합병(M&A) 업계에서 유명한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K-OTC에서 일어난 전문 시세조종 범행을 적발해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로 의율한 최초 사례”라며 “K-OTC 시장은 유동성이 작아 시세조종에 취약한 문제점이 확인되어 금융위원회 등에 문제점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