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전현희 감사 방해’ 조은석 감사위원 검찰에 수사 요청
감사원이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에서 주심을 맡았던 조은석 감사위원을 감사 방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수사 요청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감사원 수사 요청은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 필요성이 있을 때 이뤄진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조 위원이 ‘전현희 감사 보고서’ 의결 과정에서 감사 보고서를 부결시키려 하고 감사 보고서가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막으려 한 혐의로 19일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서를 보냈다. 대검 반부패부가 이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6월1일 감사위 회의에서 전현희 전 위원장 감사 결과를 의결하고, 같은 달 9일 감사보고서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사건 주심이었던 조 위원은 감사위 회의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의 제척을 요구했다. 제척안은 감사위원 6명이 3대3으로 갈려, 과반수인 4명에 미치지 못해 부결됐다. 그러나 최 원장 제척이 성사됐다면 감사 보고서 공개가 무산될 수 있었다. 감사 보고서를 의결하려면 감사위원회의 재적 7인 중 4인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6월 9일 ‘전현희 감사 보고서’가 공개되는 날에도 조 위원이 감사 보고서 공개를 지연시키려 했다고 보고 있다. 감사원 시스템상 주심인 감사위원이 전산에서 ‘열람 확인’ 버튼을 눌러야 다음 결재 단계로 넘어 가는데, ‘열람 확인’을 누르지 않은 것이다. 조 위원은 “주심위원 최종 열람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보고서가 공개됐다”고 반발했다. 감사원 사무처는 이미 조 위원이 여러 차례 출력된 보고서를 보고 받고, 읽었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감사원은 6월 9일 ‘내부 논의사항 유출 등에 대한 진상조사 TF’를 꾸려 감사 보고서가 공개되기 전 감사위 심의 내용 등이 언론에 공개된 경위에 대해 조사해왔다.
조 위원은 검찰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2017년 서울고검장에 임명됐고, 윤석열 대통령이 2019년 검찰총장에 오르자 사임한 뒤 2021년 1월 감사원 감사위원이 됐다.
검찰은 감사원으로부터 넘겨 받은 자료를 검토한 후 수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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