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음주운전 사망사고' 30대男… 檢, 20년 구형

검찰이 서울 강남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음주운전으로 초등학생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사진은 지난 7월3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 구갈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설치된 노란색 횡단보도 위로 지나가는 시민들. /사진=뉴스1

서울 강남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초등학생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20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 심리로 결심공판이 열렸다. 공판에서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원심과 동일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초등학교 후문에서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초등학교 3학년 학생 B군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8%로 면허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고 당시 집 주차장에서부터 약 930m 구간을 만취 상태로 운전했고 사고가 발생한 초등학교 부근에서 좌회전하던 중 B군을 친 뒤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했다. 이어 B군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B군의 아버지는 "제가 유일하게 원하는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A씨에게 엄벌을 처하는 것"이라며 "아들의 사건 이후에도 계속해서 아이들이 사고로 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씨 가족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어처구니가 없다"며 "이번 판결로 더 이상 우리 아들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재판부에 촉구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모든 유가족에게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스스로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싫다"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 5월 1심에서는 "피고인은 현장에 돌아와 체포 전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았고 자신이 가해자임을 밝혔으며 음주 측정에도 응했다"며 A씨의 도주치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7년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10일 A씨의 선고기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자연 기자 j27nature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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