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주식 242배 급등...검찰, 시세 조종 일당 기소

그래픽=홍선주기자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장외시장에서 비장상 주식을 242배 시세를 올리는 등 시세조종을 통해 수천억원대 부당 이득을 챙긴 일당을 재판에 넘겼다.

20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단성한 부장검사)는 비상장주식 장외시장인 K-OTC에서 이루어진 A사 관련 시세조종 사건을 수사해 기업사냥꾼 이모씨(52) 총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미 다른 사건으로 지난 7월 6일 구속 기소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1년 9월부터 10월까지 다수의 지인들에게 A사 주식을 10주 이하씩 소규모로 무상 배포한 후 시세를 조종하는 일명 '에어드랍'과 대규모 상한가 매수주문 방법으로 A사 주가를 한 달 사이에 535원에서 12만9500원으로 242배 급등시키는 등 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다수 차명계좌를 동원한 자전·통정거래를 통해 A사의 주가와 유동성이 양호한 것처럼 가장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B사에서 바이오사업을 미끼로 주가조작을 하다가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되자 바이오사업을 계속 화제로 만드는 데 필요한 제3의 상장사 인수자금을 유치했다.

검찰은 이들이 범행을 통해 취득한 범죄수익이 지난 2022년 3월 기준 약 7147억원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대규모 자금조달도 성공하여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까지 인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A사 사건을 수사하던 중 지난해 7월 이들을 검찰에 넘겼다. 이후 검찰은 A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지난 7월까지 일당 20명을 재판에 넘겼고, 이번에 또 다른 시세조종 세력 3명을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K-OTC 시장에서 다수의 공범들이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저지른 시세조종 범행의 실체를 밝힌 첫 사건"이라며 "K-OTC 시장은 유동성이 작아 물량통제가 쉽고, 소규모 매매만으로도 주가급등 및 유동성 가장 등 시세·시황조작이 가능하므로 시세조종 등 범행에 취약한 구조적인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