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수시도 '서울 쏠림'…지방대는 미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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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입시에서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과 수도권 의대의 수시 경쟁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서다.
서울 등 수도권 학생들이 수시에서는 지방 의대에 지원 시 경쟁력이 없는 셈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과 지방 의대의 수시 경쟁률 격차가 매년 커질 수 있고, 일부 대학은 미충원 현상도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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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권 9개 대학 경쟁률 48대 1
지방권은 18대 1…매년 떨어져
'지역인재 의무 선발제도' 영향 탓
수도권 학생 지원해도 경쟁력 없어
지방 의대 일부 미충원 나올 수도
의대 입시에서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과 수도권 의대의 수시 경쟁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수시 모집부터 적용된 ‘지방 의대 지역인재 40% 의무 선발 제도’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부 지방 의대는 수시 입시에서 미달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지방 의대 경쟁률 격차 심화
20일 종로학원이 전국 108개 의·약학계열의 수시 모집 지원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소재 9개 의대의 올해 수시 평균 경쟁률은 47.5 대 1이었다.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2022학년도와 2023학년도에는 각각 46.1 대 1, 44.4 대 1을 기록했다.
의대 수가 적은 수도권의 경쟁률은 서울에 있는 대학보다 더 높다. 지난해 145.9 대 1에 이어 이번 수시 평균 경쟁률은 132.8 대 1에 달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의대 1, 2위는 인천 인하대(172.9 대 1)와 경기 아주대(162.1 대 1)로 모두 수도권에 있다. 종로학원은 “학생 수는 더 많지만 의대는 3개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하향 지원하는 서울권 학생과 상향 지원하는 지방권 학생들이 경기·인천 의대로 몰리는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방권 27개 의대의 경쟁률은 18.1 대 1로 20 대 1 밑으로 떨어졌다. 전남대 의대는 경쟁률이 5.3 대 1로 사실상 미달 수준에 그쳤다. 수시는 여섯 번까지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통상 6 대 1 미만은 미달로 간주한다. 인제대(6.3 대 1), 제주대(7.8 대 1), 조선대(9.3 대 1), 원광대(9.7 대 1) 등도 한 자릿수 경쟁률에 그쳤다. ‘의대 쏠림’ 현상에도 불구하고 지방대 인기는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서울권과 비수도권 의대 간 경쟁률 격차는 2022학년도 21.5 대 1에서 2023학년도 22.2 대 1, 2024학년도 29.4 대 1로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40% 지역인재 선발에 경쟁률 ‘뚝’
지방권 의대 경쟁률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도입된 ‘지방 의대 지역인재 의무 선발제’가 꼽힌다. 2023학년도부터 지방 의대는 입학정원의 40%(강원·제주는 20%)를 지역인재로 선발해야 한다. 지역 의료 인력이 부족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번 수시 모집에서 지방 의대의 지역인재 선발 비율은 58.6%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호남권 의대가 70.5%로 가장 높았고, 부산·울산·경남 69.3%, 대구·경북 62.1%, 제주 54.5%, 충청 46.0%, 강원 34.2% 등의 순이었다.
예를 들어 울산대 의대의 경우 2024학년도 정원 40명 중 수시에서 30명을 뽑는데, 그중 지역인재가 16명이다. 서울 등 수도권 학생들이 수시에서는 지방 의대에 지원 시 경쟁력이 없는 셈이다. 수의대를 제외한 약대·치대·한의대 역시 수시모집에서 지역인재를 40% 선발해야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과 지방 의대의 수시 경쟁률 격차가 매년 커질 수 있고, 일부 대학은 미충원 현상도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순영 가톨릭대 교수는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 지방으로 전입하는 ‘무늬만 지역인재’ 학생이 늘어날 것”이라며 “학생이 졸업 후 지역 연고로 의사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을 마련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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