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70% 차지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이 치료' 병행하니 재발률 감소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양성(+) 유방암(유방암의 70% 차지)’, ‘HER-2(인간 표피 성장 인자 2형 수용체) 양성(+) 유방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등 2가지 호르몬 수용체와 HER-2 둘 다 양성(+) 유방암, 2가지 호르몬 수용체와 HER2가 모두 없는 ‘삼중 음성(-) 유방암’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유방암 환자 3명 중 2명은 여성 호르몬 수용체로 인해 발생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이다. 여성 호르몬 영향을 아직 많이 받는 젊은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는 수술 및 항암제 치료 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항호르몬제와 함께 호르몬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난소 기능 억제 치료제가 쓰이는데, 장기적인 치료 효과가 최근 입증됐다.
김희정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수술과 항암제 치료를 받은 45세 이하 폐경 전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 1,200여 명을 9년 간 추적 관찰한 결과, 재발 예방을 위해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 억제 치료를 함께 받은 환자의 무병 생존율이 높고 재발률은 낮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2년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 학술대회(ASCO)에서 발표됐으며, 국제 학술지 ‘미국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IF=45.3)’에 최근 게재됐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 중에서도 폐경기이거나 항암제 치료로 생리가 멈춘 환자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 생성이 활발하지 않기에 재발 예방을 위해 호르몬 영향을 줄이기 위한 항호르몬제만 사용해 왔다.
반면 아직 폐경기가 오지 않고 다시 생리가 시작된 젊은 환자들은 호르몬 생성이 활발해 항호르몬제와 함께 호르몬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난소 기능 억제 치료를 같이 시행해왔다.
폐경 전 젊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재발 예방을 위해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 억제 치료를 시행하고 약 5년 간 추적 관찰한 연구는 있었다.
하지만 다른 유방암 유형인 HER2 양성(+) 유방암이나 삼중 음성(-) 유방암에 비해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시간이 지나도 재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들지 않다 보니,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 억제 치료에 대해 더욱 장기적인 추적 관찰 연구 결과가 필요했다.
김희정 교수팀은 2009년 3월~2014년 3월 국내 33개 기관에서 수술과 항암제 치료를 받은 45세 이하 폐경 전 1~3기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 1,231명을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과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으로 나눠 두 집단의 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106개월(8년 10개월)이었다. 항호르몬제 ‘타목시펜’ 치료는 5년 간 진행됐으며, 난소 기능 억제 치료는 항호르몬제 치료와 병행해 2년 간 진행됐다.
전체 환자 중 621명은 항호르몬제 치료만 받았으며, 610명은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 억제 치료를 함께 받았다. 연구팀이 8년 무병 생존율 즉 8년 동안 특별한 질환이 발생하지 않고 생존한 환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은 80.2%인 반면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은 85.4%로 5.2%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재발률도 큰 차이가 났다.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의 8년간 유방암 재발 없이 생존한 비율이 82.4%인 반면 항호르몬제와 난소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은 86.3%였다.
45세 이하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들을 5살 단위로 나눠 집단 별로 분석한 결과, 40~45세 환자의 경우 난소 기능 억제 병행 치료 결과 차이가 가장 컸다.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의 8년 무병 생존율이 80.1%,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은 89.1%였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중에서도 HER2 단백질 과발현 여부에 따라 HER2 양성과 HER2 음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HER2 음성이라면 항호르몬제와 난소 기능 억제 병행 치료군의 8년 무병 생존율이 85.2%로 항호르몬제 단독 치료군이 80.9%인 것보다 크게 높았다.
김희정 교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유방암이다 보니 젊은 환자의 경우 재발률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며 “하지만 최근 난소 기능 억제 치료가 시행되면서 재발률이 낮아졌는데, 이번 연구로 장기적으로도 치료 효과가 매우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45세 이하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8년 생존율은 95~96%였다”며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좌절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지속적으로 치료법도 발전하고 있어 포기하지 말고 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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