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포트] "풀려나려면 13억 내라"…경찰 체포까지 연출한 일당 적발

해외에서 현지 경찰에게 체포돼 경찰서에서 조사받은 장면까지 연출한 뒤, 수사 무마를 대가로 돈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60대 사업가 A 씨는 지난 6월 골프 모임에서 만난 B 씨 제안으로 B 씨 등 5명과 함께 캄보디아로 골프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골프를 마치고 주유하던 중 갑자기 현지 경찰로 추정되는 6명이 A 씨 일행을 제지했습니다.

A 씨 여권 사진을 들이밀더니 "성범죄 혐의로 체포한다"며 실제 현지 경찰서로 데려갔습니다.

전날 밤 A 씨 일행이 술집에서 현지 여성들과 합석했는데, 성매매가 의심된단 이유였습니다.

경찰서에서 5시간 동안 발이 묶인 A 씨.

이때 B 씨는 "징역 10년까지 나올 수 있다"며 "100만 달러, 우리 돈 13억 원을 경찰에게 주면 풀려날 수 있다"는 얘기를 꺼냈습니다.

B 씨는 한국 계좌로 입금하면 환전해서 경찰에 전달하겠다고 했고, 결국 A 씨는 돈을 입금한 뒤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B 씨의 '설계 범죄'였습니다.

B 씨는 범행 두 달 전 캄보디아 체류 당시 알고 지낸 한국인 브로커에게 현지 경찰을 섭외해 체포 장면을 연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B 씨 일당 중 한 명은 A 씨와 함께 같은 혐의로 체포된 것처럼 연기했고, 또 다른 공범은 경찰서에서 통역사 역할을 하며 송금을 부추겼습니다.

[경찰 : 한 명은 이 피해자와 같이 현장에서 체포가 됐어요.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사람인데.. 이 사람도 마치 13억을 주고 풀려난 것처럼 얘기를 했죠. ]

경찰은 A 씨를 속이고 자금을 세탁한 혐의 등으로 7명을 붙잡아 B 씨 등 4명을 구속했습니다.

현지 한국인 브로커를 추적하는 가운데 범행에 가담한 현지 경찰로 추정 인물들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취재 : 정준호 / 영상편집 : 최혜란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정준호 기자 junhoj@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