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베 폭행男 주장한 심신미약 근거… “여자들 군대 안 가 불만 품었다”

경기도 의왕 '아파트 엘리베이터 폭행' 사건을 저지른 20대 남성 A씨. /연합뉴스

이웃 여성을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폭행하고 성범죄를 저지르려 한 2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평소 여성에 대한 불만을 품는 등 정상적인 심리가 아니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송인경 부장판사)는 20일 강간상해 혐의로 기소된 A(23)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A씨 측은 범행 사실 자체는 인정한다면서도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음을 주장했다. A씨 변호인은 “지금도 그렇지만 피고인은 범행 당시 정상적인 심리 상태가 아니었다”며 “평소 군대에 가지 않는 여성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다가 범행을 저질러야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 7월 5일 낮 12시10분쯤 경기도 의왕시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20대 여성 B씨를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리고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범행 도중 엘리베이터가 멈추자 B씨를 끌고 내려 비상계단으로 향했고 성폭행하려 했다. 그러다 B씨 비명을 듣고 나온 다른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A씨와 B씨는 같은 아파트에 살지만 일면식이 전혀 없는 사이로 조사됐다. 이 일로 B씨는 갈비뼈 골절 등 전치 3주에 이르는 상해를 입었다. 당초 경찰은 이 사건을 강간치상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상해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형량이 더 무거운 강간상해 혐의로 변경해 기소했다. 또 A씨가 범행에 용이한 하의를 입은 점과 피해자를 인적 드문 곳으로 끌고 가려 했던 점 등을 봤을 때, 불특정 여성을 노린 계획 범행인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구속된 이후 경찰서 유치장에서 아크릴판을 여러 번 발로 찬 혐의(공용물건손상미수), 경찰서 보호실에서 경찰관들이 보는 가운데 옷을 벗고 음란행위를 한 혐의(공연음란), 수갑을 채우려는 경찰관들을 입으로 물려고 하고 발길질 한 혐의(공무집행방해)도 받는다. 다음 공판은 11월 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