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염전노예로 일한 60대에 날아든 세금 독촉장, 무슨 일?

전남 신안군의 증도 태평염전 자료 사진.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조선DB

전남 신안군에서 50년간 염전 노예로 일하다가 그만 둔 60대 남성에게 체납독촉장이 날아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행정 당국이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19일 ‘염전노예 50년 탈출 후 신안군에서 날라온 세금 독촉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50년 동안 신안 김 양식장과 염전에서 노예로 살아왔다고 주장하는 67세 어르신 A씨에게 최근 신안군이 면허세, 주민세 등 세금 독촉장 6~7장을 보내왔다”며 “이 어르신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고, 노숙 생활을 하다 자‧타해 위험이 높아 정신병원에 입원한 분”이라고 했다.

이어 “A씨가 거주지불명 처리됐다가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되고 주소지가 되살아나면서 세금 독촉장이 날아온 것”이라며 “50년간 일하고 1원 한푼 없이 쫓겨난 사람에게 사과나 보상은 못해줄지언정 너무 하다”고 말했다.

50년간 전남 신안군 김 양식장, 염전 등에서 돈을 받지 않고 일하다가 그만 둔 60대 남성이 받은 체납 독촉장./ 보배드림

신안군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지서를 토대로 사실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A씨에게 부과된 체납액은 총 6만3860원으로 2019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주민세 4건, 맨손 어업 등록면허세 2건을 미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작성자의 말과는 달리, A씨가 거주불명 처리된 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2010년 3월부터 신안군 안좌면 자라도에 전입했으며 2022년까지 이곳에 주소지를 둔 세대주였다. 이 기간 그는 갯벌에서 낙지 등을 잡는 맨손업 면허를 땄다.

이에 A씨에게 지방세인 주민세 개인분과 등록면허세가 부과됐다. A씨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이 세금을 납부했으나 2019년부터는 미납해왔다. A씨는 지난해 다른 지역으로 전입 신고했고, 체납독촉장은 전산상 주소지에 따라 발송된 것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매달 거주지로 체납독촉장을 자동 발송한다는 게 신안군 측 설명이다. 지방소득세를 납부한 기록은 없다고 한다.

군은 A씨가 김 가공 공장에서 10년간 일해온 것으로 확인했으며, A씨의 근로 기간 동안 위법한 내용이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신안군은 염전근로자 인권 침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사업장 및 근로자를 대상으로 1대1 전담공무원제를 실시하고 있다. 임금체불, 폭언·폭행, 감금, 장애여부, 근로계약서 작성·구비 등 소금산업진흥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 등을 수시로 집중 점검하는 것이다. 군은 이외에도 지난 7월 개서한 신안경찰서, 노동청 등과 함께 매월 합동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