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밀리자 중대장 없는 생활관서 “시XX” 욕설... 상관모욕 유죄
군 상관(上官)에게서 질책을 듣고 난 뒤 그가 없는 생활관에서 그의 직책을 언급하며 욕설을 한 2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3단독 조희찬 판사는 상관모욕 혐의로 기소된 A(22)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운전병으로 군 복무를 하던 2021년 11월 19일 육군 1군수지원사령부 산하 부대 생활관에서 여성 중대장인 B 대위의 직책을 언급하며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 대위가 없는 자리에서 다른 부대원들에게 “중대장 시XX. 아, 시X 짜증나네. 중대장 찔러버릴까. 중대장 개X치네” 같은 말을 했다. 당시 코로나 사태로 원하는 날짜에 휴가를 갈 수 없게 되자 B 대위를 향해 욕설한 것이다.
A씨는 재판에서 “중대장을 지칭하며 욕설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언행 일부에 대해서는 “B 대위의 인격적 가치에 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모욕적인 언사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공연성이 없다는 주장도 폈다.
조 판사는 그러나 “당시 사건 현장에 있던 증인은 일관되게 ‘피고인이 휴가와 관련해 중대장에 관한 불만을 토로하면서 욕설을 했다’고 진술했다”며 “단순한 분노 표출보다는 중대장을 향한 욕설이라고 느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다양한 계급의 병사들이 지내는 생활관에서 피해자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과정에서 해당 발언을 했다”며 “비공개적인 공간에서 피고인과 동질감을 느끼는 병사들끼리 단순히 고충을 토로하는 수준을 넘었다”고 했다.
조 판사는 “피고인의 모욕적인 발언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뿐만 아니라 군 조직의 질서와 정당한 지휘체계에도 영향을 끼쳤다”며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으나 초범이고,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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