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비리·정경유착"...이재명 영장 주요 내용은?

임성호 2023. 9. 2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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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석원 앵커, 이광연 앵커

■ 출연 : 임성호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청구서가 국회에 제출되고 체포동의안 표결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검찰은 영장 청구서에서 이 대표가 받는 혐의들을 '토착 비리·정경 유착'으로 규정했는데요. 구속영장 청구서 주요 내용을 검찰 취재하는 임성호 기자와 함께 되짚어 보겠습니다.

우선 이 대표가 받는 혐의들부터 전체적으로 정리해볼까요?

[기자]

그제 검찰이 법원에 낸 구속영장 청구서는 142쪽에 달합니다. 영장 청구서에는 크게 세 가지 혐의가 담겼습니다. 우선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가 적시됐습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에서 로비스트 김인섭 씨 청탁을 받고, 민간업자에게 인허가 특혜를 제공해 천3백억 원대 이익을 몰아줬다는 겁니다. 그래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사업에 못 참여하면서 최소 2백억 원의 손해를 봤다고 판단했습니다. 경기도지사 시절엔 자신의 방북 등을 위해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해야 할 8백만 달러를 쌍방울 그룹이 대신 내도록 한 혐의가 적시됐고요. 이밖에 백현동 로비스트 측근에게 접근해서,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재판에서 유리한 증언을 해달라고 부탁한 위증교사 혐의도 영장에 담겼습니다.

[앵커]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부분부터 자세히 보죠. 영장 청구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검찰은 이 사건을 '권력형 지역 토착비리'로 규정했습니다. 오랜 기간 '선거 브로커' 김인섭 씨와 형성한 유착 관계를 이용해 상호 간 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해 불법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범죄를 품앗이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그러면서, 이 대표와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 '로비스트' 김인섭 씨의 삼각관계를 열한 쪽에 걸쳐서 서술했습니다. 1995년부터 시민단체 활동을 함께하며 알고 지냈고, 이 대표가 처음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할 때 김 씨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김 씨가 '비선 실세'로까지 됐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이 대표가 2006년 성남시장 선거, 2008년 제18대 총선에 출마해 연거푸 낙선하고 2010년 성남시장 당선에 성공하기까지 김 씨는 정 전 실장과 함께 선거 제반 사무를 맡았습니다.

[앵커]

인연이 매우 깊다는 얘기군요. 이 대표가 백현동 사업 인허가 과정에 개입했단 정황도 영장에 담겼습니까?

[기자]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인 2014년 초 김 씨는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던 정진상 전 실장에게 백현동 사업 얘기를 꺼냅니다. 2014년 4월부터 1년 동안 둘은 성남시장 선거와 백현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3백 차례 주고받은 거로 조사됐습니다. 영장 청구서엔 2016년 6월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이던 이 대표를 김 씨가 위로차 방문했는데, 이 대표가 김 씨에게 '형님, 나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말한 정황도 기재됐고요.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 대표에게 백현동 관련 보고를 할 때, 이 대표가 김인섭 씨를 챙긴 정황도 담겼습니다. 이 대표가 유 전 본부장한테 '백현동 사업은 인섭이 형님이 끼어 있으니 진상이하고 잘 이야기해서 신경 좀 써줘라'라고 했다는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대표에게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정 전 실장과 공모해서,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백억 원가량의 손해를 끼친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앵커]

다음으로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인데요. 이 대표가 받는 혐의가 구체적으로 뭔가요.

[기자]

검찰이 대북송금 의혹 사건에서 문제 삼은 시기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19년과 이듬해인 2020년입니다. 이 대표는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시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와 이 대표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범죄 동기로 '대선 당선'을 꼽았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남북정상회담으로 지지율이 83%로 급등한 것을 본 이 대표가, 대북 정책을 차기 대선의 정치적 기반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대북관계가 경색되자, 이 대표의 방북 추진 의지가 더 강해졌다고 봤습니다. 자신의 방북을 통해 경색 국면을 타개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는 전국적 정치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차기 대선 후보로서의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려 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측근인 김용 당시 경기도 대변인 등을 통해 이 전 부지사에게 방북 추진을 채근하고, 도지사 직인이 찍힌 공문을 북한에 보내 방북 초청 요청을 공식적으로 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앵커]

핵심은 이 대표가 방북 비용 대납 과정을 보고받거나 인지한 정황이 있어야 한다는 건데, 그 부분은 어떤가요?

[기자]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도 영장 청구서에 상세히 담겼습니다. 우선 2019년 7월 이 전 부지사가, '방북을 위해선 통상적으로 북에서 의전 비용을 요구한다'거나, '현대아산의 예처럼 쌍방울 김성태가 현재 대북 사업을 하고 있어서 지사님 방북 비용까지 비즈니스적으로 처리할 것이다'라고 보고하자, 이 대표가 "잘 진행해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적시했습니다. 또 2019년 12월엔 이화영 전 부지사가 김성태 전 회장이 북한과 계약도 체결하고 돈도 백만에서 2백만 달러 보내는 등 일이 잘되는 것 같다고 보고하자, 이 대표가 "고생하셨다"고 답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 대표가 김 전 회장과 직접 연락한 정황도 영장 청구서에 상세히 담겼습니다. 2019년 1월 중국 선양에서 열린 쌍방울과 북한의 협약식 만찬 자리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가 스마트팜 사업 대납 이야기를 하던 도중 이 대표에게 전화해 김성태 전 회장을 바꿔줬는데, 그때 이 대표가 "김 회장님 고맙습니다"라고 하거나 "좋은 일 해줘서 감사합니다"라고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같은 해 7월에도 김 전 회장의 요구로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와 통화를 연결해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 대표 혐의 중 하나인 위증교사 사건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이 대표는 지난 2002년 KBS PD가 검사를 사칭해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과 통화하는 데 공모한 혐의로 벌금 150만 원이 확정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 TV토론에서 억울하게 누명을 썼단 취지로 발언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검찰은 이번 영장 청구서에서 이 대표가 김 전 시장 비서 출신이자 백현동 로비스트 측근인 김 모 씨에게 직접 전화해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적시했습니다. 당시 이 대표가 김 씨에게 전화해서 '정치적 거래가 있는 사건이었던 거로 기억한다'고 증언해달라고 부탁했단 겁니다. 또 자신의 주장이 담긴 변론 요지서를 텔레그램으로 보내 증언 방향도 설명한 것으로 기재했습니다. 김 씨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 대표는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된다'고 종용했다는 내용도 영장에 담겼습니다.

[앵커]

구속 수사가 필요한 이유, 검찰은 뭐라고 강조하고 있죠?

[기자]

검찰은 증거 인멸에 관한 우려에도 영장청구서 열한 쪽을 할애했습니다. 이 대표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대북송금 관련 혐의를 부하와 실무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단 겁니다. 또 거대 야당의 대표로서 여러 회유와 압박을 통한 증거 인멸이 이뤄질 우려가 크단 것이 검찰의 주장입니다. 검찰은 특히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대북 송금을 보고했다는 진술을 뒤집은 점을 지적하면서 회유와 압박을 통한 증거 인멸이 이미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의 범죄가 심히 중대한데도 반성하기는커녕 사건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처벌을 피하려 시도하고 있다며,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이 대표 측은 검찰이 영장 청구서에서도 진술에 의존하고 있고 뚜렷한 물증도 하나 없다면서 감정적인 말로 구속 필요성을 주창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오늘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고, 내일(21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진행됩니다.

YTN 임성호 (seongh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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