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인생 2막 성공수기’ 공모전 수상작 7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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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면 그 물이 흘러내리고 없지만, 시루 속 콩나물은 분명히 조금씩 자라고 있죠."
아파트 전기안전관리자가 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전두만(57)씨는 "늦은 나이에 공부하는 것은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는 것과 같다고 하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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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면 그 물이 흘러내리고 없지만, 시루 속 콩나물은 분명히 조금씩 자라고 있죠.”
아파트 전기안전관리자가 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전두만(57)씨는 “늦은 나이에 공부하는 것은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는 것과 같다고 하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경상남도와 경남행복내일센터는 20일 “경상남도 중장년 인생 2막 성공 수기 공모전 수상작으로 전두만씨의 ‘인디언 기우제를 아시나요?’ 등 7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경남지역 전자업체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했던 전씨는 “퇴직한 다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2020년부터 전기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1차 시험만 합격한 상태였던 2021년 개인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퇴직했는데도 기약 없이 공부를 이어가자니 변명거리가 필요했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계속 지낸다는 ‘인디언 기우제’가 떠올랐다. “1차 합격의 유효기간이 2년이니까, 2년 동안은 끝까지 도전하겠다”고 가족에게 선언했다. 국비 지원이 되는 학원에 등록해서 본격적으로 공부했고, 틈틈이 지게차와 굴삭기 자격증도 땄다.
그러나 실업급여 수급 기간이 끝났는데도 무직으로 ‘인디언 기우제’를 계속하기는 곤란했다. 지난해 1월1일 집 근처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경비직으로 들어갔다. “주변 눈이 있는데 그건 아니다” “주민들 갑질이 장난이 아닐 거다” 등 가족과 지인들이 대부분 말렸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결국 다섯번의 도전 끝에 지난해 10월 전기기사 자격증을 땄다. 그런데 지난해 말 갑자기 불어닥친 감원 바람에 경비직 가운데 가장 젊었던 그는 또다시 일자리를 잃었다. 일자리 지원센터에 구직신청을 했다. 예전에는 이력서에 쓸 자격증이 운전면허뿐이었는데 그동안 전기기사·지게차·굴삭기 자격증 등이 늘어나 있었고, 경비직 1년 경험도 쌓여 있었다. 여기저기에서 면접을 보자며 연락이 왔다. 새 직장을 골라서 갈 수 있었다.
그는 경남 함안군 칠서공단에 있는 ㅎ특강에 입사했다. 전기회로 관리·보수 등 전기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곳에서 2년 정도 경력을 쌓은 뒤 아파트 전기안전관리자에 도전할 계획이다. ㅎ특강에 입사할 때부터 자신의 계획을 밝혔고, 허락을 받았다.
“나이 55살이 넘어가니,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지 화려한 경력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껴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이 참으로 많았는데, 그동안 그 문을 열어보려고도 하지 않았더라고요.”
전씨는 “불확실한 인생 후반부에 대비해서 전기기사 자격증을 따려던 때를 생각해보면, 가끔 우리 삶의 변화는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들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올해 연말 공모전 시상식을 열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경남도는 수상작들을 웹진·영상물·책 등으로 만들어 공유할 계획이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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