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인구'로 지방소멸 막는다…2023 인구포럼 in 전남 성료
2023대한민국인구포럼 전남 '나 혼자 안 산다'
충남대 윤주선 교수, 인천 개항로 이창길 대표 등 강연
목포, 곡성, 남해, 순천 커뮤니티 지속가능한 모델 소개
보건복지부·전남CBS·전라남도·순천시가 19일 오후 3시 순천 브루웍스에서 공동개최한 '2023대한민국 인구포럼 IN 전남-나 혼자 안 산다'가 청년 인구 유입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포럼은 지방 도시의 소멸, 인구 절벽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지역의 청년 커뮤니티를 통해 청년 인구의 정주 여건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먼저 로컬 콘텐츠 전문가인 윤주선 충남대 건축학과 교수는 '공간의 자기 주도성'에 대해 강조했다.
윤 교수는 "지역에 이렇다 할 명소가 없다면 공공이 주도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특색이 반영된 공간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DIT (Do It Together), 함께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윤 교수는 수제맥주, 빈티지 가게 등을 운영하는 충남대 졸업생들과 교류의 장을 만듦과 동시에 충남대 건축학과와 카이스트 시각디자인학과가 다양한 구조의 협업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는 "영감있는 동네로 만들어 가는 게 지금 가지고 있는 목표 중 하나"라며 "창의력과 창조력이 중요한 시대에 지역의 고유성과 특색을 살린 일상 속에서 재미있고 영감이 많은 동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00년 된, 발길 끊긴 거리를 사람이 찾는 도시로 되살린 '인천 개항로 프로젝트' 이창길 대표는 거리의 터줏대감인 장인, 노포와 협업해 성공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기술이 집약된 시간은 누구도 따라하지 못한다"며 "인천에서만 먹을 수 있는 '개항로 맥주'의 글씨체를 60년 이상 목간판을 제작해온 어르신에게 부탁했고, 어르신들을 모델로 세워 전국적으로 유명한 셀럽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자원이 유명해지고 셀럽이 되어야 도시의 브랜드 가치도 올라가게 된다"며 "올드앤뉴라는 개념 속에서 오래된 거리와 어르신들을 셀럽으로 만드는 일은 굉장히 재미있으며 가치가 있는 일이다"고 자부했다.
한편 전남 순천의 커뮤니티 사례로는 수제맥주 교육부터 일자리까지 제공하면서 타 지역의 청년들의 유입을 견인하고 있는 '브룽브룽 청년마을'이 소개됐다.
브룽브룽 청년마을은 순천에 온 타 지역 청년들의 취업과 창업 역량을 강화시키고 지역과의 친밀감 그리고 유대를 증가시켜 지역 내에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순천 조곡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로컬 크리에이터 교육과 관광지 견학 프로그램, 100년 가게를 잇고 있는 청년 창업가나 지역 내 청년 창업가들과 연계해서 맥주를 함께 개발하는 과정을 기획했다.
브룽브룽 청년마을 김승철 대표는 '순천에 사람을 모으는 특별한 방법'이란 주제로 "이 지역에 머물면서 할 수 있는 수익사업도 같이 진행을 함으로써 말 그대로 지역 내에서 취업이나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 내에서 일자리를 더 만들어내고 청년들을 모으는 데 더 힘을 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국 최초의 청년마을로 5년째 지속가능한 성공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목포의 '괜찮아 마을'과 귀촌 프로젝트로 알려진 남해 '팜프라', 곡성 '청춘작당'의 대표들도 사업이 정착되기까지의 과정을 전하며 공감대를 얻었다.
국내 최초의 청년마을인 목포 '괜찮아 마을' 홍동우 대표는 "마음 둘 곳 없는 힘든 친구들 청년들의 마음을 괜찮게 해주기 위한 방법으로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며 "처음에는 목포에 있는 빈집 5곳을 활용해 60명의 청년이 6주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한 결과, 청년의 절반은 사업 기간이 끝나도 목포에 눌러 앉게 됐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현재 마을에서 500m 떨어진 곳에서 모든 걸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만들어서 '거주권'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청년들을 위한 신박한 여행이나 프로그램을 기획해 청년들이 '행복했다', '즐거웠다'고 느끼게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남해 팜프라 양애진 총괄 경영자는 "커뮤니티는 선택한 삶을 버텨나갈 힘"이라며 "이주해 있던 청년과 기존에 있던 청년, 가장 소중한 두모마을 어르신들과의 연대까지 이어지며 지금의 팜프라 커뮤니티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커뮤니티는 지역에 대한 신뢰의 척도이자 안전망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곡성 '청춘작당' 서동선 대표는 곡성에서 100일 동안 살아가며 지역과 관계를 맺고, 연고를 만들어 지역 정착을 시도할 수 있게 하는 청년 귀촌 프로젝트인 '청춘작당 100일살이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고민했던 부분들을 전했다.
서 대표는 "장기적인 비전 안에서 좀 더 특화된 인구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시스템을 지원할 수 있는 인력을 저희는 '역량 인구'라고 지칭을 했으며, 이 역량 인구를 곡성으로 어떻게 데려올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케이션'이란 개념을 확대한 '워크빌리지' 조성을 목표로 비투비(B2B·기업 대 기업)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서 대표는 끝으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청년 인구 유입에 대한 일시적인 숫자 성과가 아니라 청년들이 정말 정착할 수 있는 토양과 발판을 만드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전남뿐 아니라, 전북, 경남, 경기도 등 전국 각지에서 2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호응을 나타냈으며, 전국 청년 커뮤니티 활동을 담은 포스터 30선과 로컬크리에이터 상품들을 선보이는 특별전시가 진행돼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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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박사라 기자 sarai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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