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 없는 자리서 "중대장 XXX. 짜증나네" 욕한 병사.. 재판부 "상관모욕죄"

[전주MBC 자료사진]

군 부대 직속상관이 없는 곳에서 직속상관의 직책을 언급하며 다른 부대원들에게 욕을 한 병사가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군 조직의 질서와 정당한 지휘체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습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3단독 조희찬 판사는 상관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22)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여성 중대장인 B 씨(대위)의 직책을 언급하며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는 2021년 11월 군 부대 생활관에서 "중대장 XXX. 짜증나네"라며 다른 부대원들에게 욕을 했습니다.

당시 B 씨는 자리에 없었습니다.

그는 당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원하는 날짜에 휴가를 갈 수 없게 되자 B 씨를 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재판에서 "중대장을 지칭하며 욕설을 하지 않았고, 다른 말도 B 씨의 인격을 낮추는 모욕적인 표현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조 판사는 "당시 사건 현장에 있던 증인은 일관되게 '피고인이 휴가와 관련해 중대장에 관한 불만을 토로하면서 욕설을 했다'고 진술했다"며 "단순한 분노 표출보다는 중대장을 향한 욕설이라고 느꼈다고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은 다양한 계급의 병사들이 지내는 생활관에서 B 씨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과정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며 "동질감을 느끼는 병사들끼리 단순히 고충을 토로하는 수준을 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모욕적인 발언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뿐만 아니라 군 조직의 질서와 정당한 지휘체계에도 영향을 끼쳤다"며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으나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