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화장실서 발견된 '현금 다발'…뒤이어 전해진 훈훈한 사연

김창동 구파발역 역장(오른쪽)이 진관아동지역센터를 방문해 유실자가 남기고 간 50만원을 기부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고객이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준 지하철역 직원들의 선의가 기부로까지 이어진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11일 오전 7시 20분쯤, 서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여자 화장실을 청소하던 환경미화 직원 2명이 손가방 하나를 발견했다. 가방에는 5만 원권 지폐 100여 장과 1만 원권 지폐 40여장, 1000원권 10여 장 등 총 580만 원가량의 현금이 들어있었다.

두 사람은 곧바로 고객안전실을 찾아 역 직원에게 가방을 건넸다. 이에 직원이 진관파출소에 "현금이 가득 든 손가방을 습득했다"고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관이 액수를 확인한 뒤 오전 8시쯤 가방을 가지고 파출소로 돌아갔다.

이로부터 불과 15분 뒤 가방 주인을 찾았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가방 안에서 이름과 연락처가 적힌 병원 진료 수첩이 발견된 것.

가방을 잃어버렸던 노부부는 역으로 찾아와 감사 인사를 표하며 50만 원의 사례금을 건넸다. 구파발역 역장과 직원은 "마음은 감사하나 할 일을 했을 뿐 공공기관 직원으로서 결코 답례 받을 수 없다"고 거절했다. 여러 차례 실랑이 끝에 노부부는 돈을 내려놓고 역을 떠났으며 더 이상 전화 연락도 닿지 않았다.

구파발역 직원들은 공사 감사 부서와의 논의 끝에 이 돈을 기부하기로 했고, 지난달 14일 역 인근에 있는 진관아동지역센터를 방문해 50만 원을 전달했다.

김창동 구파발역 역장은 "많은 고민 끝에 아동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 공사 이름으로 기부했으나, 이 기부는 유실자께서 하신 것과 마찬가지라 쑥스럽다"며 "앞으로도 구파발역을 이용하는 고객 여러분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YTN 서미량 (tjalfi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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