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 임신 여친 살해·시신 유기한 20대, 징역 30년…"심신미약 아냐"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말다툼 끝에 임신 중인 여자친구를 목졸라 살해하고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20대가 중형을 선고 받았다.

수원지법 제13형사부(박정호 부장판사)는 20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20대)의 선고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게 재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20년간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A씨는 범행 후 기억이 상실됐다는 취지의 반성문을 재판부에 여러 차례 제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 혐의를 자백하고 있고 숨진 피해자가 연인이었는데 당시 임신한 상태에서 피고인이 목부위를 눌러 질식해 살해됐다"며 "피고인은 살해한 이후 기억이 안 난다고 하지만 피해자 휴대폰을 이용해 피해자 언니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등 범행 이후 정황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당시 피해자 나이를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크다"며 "피해자가 여러 가지 고통을 극히 겪었을 것으로 예상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4월11일 오전 1시쯤 경기도 화성시 한 술집에서 여자친구와 다툰 뒤 주차된 차량 안에서 여자친구를 목졸라 살해하고 수원의 한 저수지 인근 야산에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후 수원의 한 모텔에서 극단선택을 시도하고 같은날 오후 8시40분쯤 의식이 없는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A씨는 모텔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 전 친구에게 여자친구 살해 사실과 시체 유기장소를 털어놓았고, 친구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냈다.

친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수원 야산에서 시신을 수습했다. 피해여성의 가족은 피해여성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이미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상태였다.

A씨는 해당 혐의 외에도 절취미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위반, 건조물 침입·절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돼 이날 재판과 병합돼 함께 선고받았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