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어준 재조사 뒤 전 채널에이 기자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송치

방송인 김어준씨. 티비에스 제공

경찰이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동재 전 채널에이(A) 기자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을 재수사한 끝에 검찰에 넘겼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20일 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전날 서울북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신라젠 대표에게 접근해 ‘사실이 아니어도 좋으니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하라’고 협박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에스엔에스(SNS) 글과 문화방송(MBC)의 검언유착 보도 등을 보고 해당 내용을 사실로 믿어 방송에서 인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0월 김씨가 고의로 허위 발언을 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김씨를 불송치했지만, 지난 1월 검찰 지시로 재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김씨가 4년간 시사방송을 해온 전문가로서 최 대표의 SNS 글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고려했어야 한다는 점 △최 대표가 이 전 기자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당한 그해 4월19일 이후에도 지속해서 관련 내용을 유포했다는 점 등에 비춰 미필적 고의가 일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 대표의 피고발 시점을 기준으로 해서 그 이전 발언에 대해선 불송치 결정을 유지했고, 이후 발언들에 대해서만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