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은 ‘불법하도급’… 원청·발주처 처벌 강화가 해답될까
2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불법하도급 근절대책’의 핵심은 불법하도급을 준 업체 뿐 아니라 이를 지시·공모한 원청사와 발주처, 하도급을 받은 하수급인으로까지 처벌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불법하도급으로 얻는 이익이 처벌에 따른 손해보다 더 큰 상황을 바로잡지 않는 한, 건설현장에서 불법하도급을 뿌리뽑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국토부는 지난 7월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공개했다. 법안은 불법하도급 과징금을 대금의 30%에서 40%로 높였다. 또 불법하도급을 한 업체에 대한 처벌을 3년 이하 징역에서 5년 이하 지역으로 상향했다.
불법하도급을 준 업체 뿐 아니라 이를 지시·공모한 원도급사와 발주자에 대한 처벌규정도 신설됐다. 불법하도급을 지시·공모한 원도급사와 발주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불법하도급을 지시·공모하고, 부실시공이 확인됐으며,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면 피해액의 5배 범위를 배상하게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도 신설됐다. 불법하도급 지시·공모가 없다면 3배 범위까지 손해배상이 가능하다.
불법하도급을 받은 하수급인도 1년 이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불법하도급을 받은 자가 무등록자이거나 무자격자인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했는데, 앞으로는 정상적인 업체가 불법 하도급을 받은 경우에도 처벌할수 있게 했다.
발주자의 관리책임도 강화했다. 지금까지는 원도급사의 불법하도급이 적발되어도 공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에 한해서만 계약 해지가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발주자가 원도급사의 불법하도급을 적발했다면 바로 계약해지를 할수 있도록 했다.
발주자와 원도급사의 처벌 규정이 신설되긴 했지만, 처벌의 전제 조건인 ‘지시·공모’를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는 여전히 숙제다.
지금도 불법재하도급을 지시·공모한 원도급사에게 1년 이하 영업정지 또는 30% 이하 과징금을 물게 하는 조항이 있지만, 지자체나 국토부 공무원들에게 강제 수사 권한이 없다보니 단속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어디까지를 지시·공모로 볼 수 있을지는 경찰 등 수사기관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지금은 담당 공무원에게 강제 수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업체들끼리 이미 말을 맞춘 경우라면 누가 어느정도까지 불법하도급을 알고 있었는지 가려내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연내 특별사법경찰제도 도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토부(지방청) 및 지자체 단속 공무원에게 불법행위 수사 권한을 부여하는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엄태영 국민의힘 의원 대표발의)은 지난 5월 발의 이후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상태다.
한편 국토부가 이날 발표한 ‘불법하도급 100일 집중단속’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었던 508곳 중 179곳에서 불법하도급을 발견했다. 건설현장 10곳 중 3곳(35.3%)에서 불법하도급이 발견된 것이다. 국토부는 집중단속 결과 등을 토대로 10월 중 건설산업 카르텔 혁파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건설현장 정상화는 불법하도급 근절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에 깊이 공감한다”며 “불법하도급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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