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정수기 쓰면 싫어할까봐”…물 한 잔도 숨죽여 마신 환경미화원 사연

누리꾼들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분들.. 이해하며 살자”

한 누리꾼이 근무 중 미화원으로부터 ‘탕비실 물을 마셔도 되냐’는 요청을 받았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탕비실 물 좀 마셔도 되나요?'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한 누리꾼이 지난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전 트위터)에 올린 글이 갈무리 돼있다.

사연을 올린 A씨는 “오늘 탕비실에서 커피 타고 있는데 건물 미화원 분이 자기 물 한 잔만 종이컵으로 마셔도 되냐고 물어보셨다”며 “영문도 모르고 당연히 된다고 컵을 꺼내드렸다. 미화원 분이 자기 일하는 중에 일부러 물 안 마시는데 오늘은 목이 너무 탄다고, 정수기 쓰면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서 물어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A씨가 “왜 싫어하느냐”고 묻자 머뭇거리다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이 같이 정수기 쓰면 싫어하는 사람 많다. 청소하다 화장실 써도 싫어하기도 하고'라며 물 마시고 다시 청소하러 가셨다”면서 “난 너무 서글퍼졌고 동시에 분노가 일었나”고 적었다.

덧붙여 A씨는 “누구는 금줄 잡고 태어났나. 똑같이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청소 노동자는 일하는 중엔 목도 안 마르고 화장실도 안 가고 싶나”라며 “결국 우리가 쓰는 공간을 깨끗하게 해주는 그분들 덕에 쾌적하게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사연이 전해지자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회사에 저런 사람 꼭 있다. 누가 더 잘난 것 없다. 오히려 우리가 고마워해야 할 분들이다”,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부끄럽네요”, “누구 욕할 것 없다. 우리 모습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