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영, 전기차·배터리 소재기업 변신...“국내 2차전지 제조사에 필름 공급 추진”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3. 9. 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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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에서 신규 생산라인 가동 시작
전기차용 초박막 커패시터 양산체제 구축
2차전지 전극 감싸는 필름도 품질 테스트
“日 업체가 독과점한 시장에 균열낼 것”
삼영 청주공장 신규 생산라인에서 전기차 콘덴서용 초박막 필름이 생산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커패시터 필름 제조업체 삼영(회장 이석준)이 전기차와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한다. 전기차용 초박막 커패시터 필름의 본격 양산 체제를 갖춘 데 이어 국내 메이저 2차전지 제조사에도 공급을 추진한다.

조영한 삼영 대표는 지난 19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전기차용 초박막 커패시터 필름 신규 생산라인 준공식’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지금까지 커패시터 필름이 일반 전자제품과 전기차용 콘덴서에만 사용됐으나 최근 국내 주요 2차전지 업체의 요청으로 2차전지 전극을 감싸는 용도의 필름 제품 샘플을 제공해 테스트하고 있다”며 “커패시터 필름 사용처가 기존의 전자제품과 전기차를 넘어 2차전지까지 본격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영이 제조하는 커패시터 필름은 2차전지 전극 연결용 접착테이프에 적용될 전망이다. 현재 2차전지 전극 제조과정에서는 전단과 후단의 전극 연결용 접착테이프가 사용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 필름형 테이프의 불량률은 약 40%에 달한다. 삼영 관계자는 “현재 2차전지 전극을 감싸는 비닐은 순도가 높지 않아 정전기나 스파크(불꽃)를 유발하는 첨가제가 섞여 있다”며 “삼영의 커패시터 필름은 고순도로 원료에 첨가물이 거의 없어 이 같은 불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영은 전기전자 핵심소재인 커패시터 필름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커패시터는 ‘전기를 담는 그릇’으로 저장해 둔 전기를 필요한 때 방출해 전자제품의 원활한 작동을 돕는다. 일반 가전제품을 비롯해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등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이 커패시터를 감싸는 필름은 일본 도레이첨단소재와 왕자제지가 전 세계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삼영은 세계 시장 점유율 10%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극소수의 업체만 제조할 수 있는 이 커패시터 필름은 최근 전기차의 인버터 핵심 소재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공급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극초박막 필름은 현재 전동화가 진행 중인 전기자전거와 오토바이 등을 거쳐 드론, 소형비행기, 소형선박, 도심항공교통(UAM)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봇, 방산용 장비 등으로 그 사용처가 급속히 확장되는 추세다. 조 대표는 “커패시터 필름 시장의 경쟁력은 얼마나 얇은 두께의 필름을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현재 전기차에 많이 사용되는 커패시터 필름 두께는 3μ대지만 삼영이 올해 11월 2μ대 필름 생산을 시작하면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영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마챤트(Marchante)사로부터 최신 설비를 도입해 최근 설치와 시험 가동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기존 3개 생산라인을 포함해 월 1000톤의 커패시터 필름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삼영이 생산하는 극초박막 캐퍼시터 필름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고용량 배터리에 사용된다. 이석준 삼영 회장은 “이번 신규라인 증설을 통해 수율과 품질을 대폭 향상시키고 수익성 극대화는 물론 세계 시장 점유율도 높일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이어 “글로벌 전기차용 커패시터 필름 시장은 현재 일본이 주도하고 있지만 삼영이 시장지배력을 키워 일본 과점 체제에 균열을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전기차용 초박막 커패시터 필름은 현재 심각한 공급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조 대표는 “신규라인 장비의 가격은 대당 300~500억원으로 고액인데다 장비 제조업체가 극소수에 불과해 장비조달 리드타임이 3.5~5년에 이르는 상황”이라며 “박막기술의 고난도 등 커패시터 필름산업의 특성상 신규 진입장벽이 매우 높아 시장 확대에 따른 공급량은 기존 메이저 업체에 할당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삼영 연구소는 작년부터 2025년까지 정부 지원 국책사업인 그린카 전력 변환장치 개발 과제로 2.0㎛ 고내열성 초박막 커패시터 필름 개발을 뉴인텍과 산학협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신규라인을 이용해 양산화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모비스가 수요기업으로 참가 하고 있어 개발이 완료될 경우 곧바로 완성차에 적용될 수 있다. 조 대표는 “현재 전기차용 초박막 커패시터 필름의 두께는 3.5㎛, 하이브리드용은 2.3㎛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며 “향후 전기 사용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초박막 커패시터 필름의 두께는 갈수록 더 초박막화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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