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영상진흥원 보조금 대폭 삭감…문체부 "평가 따라 조정"(종합)

"일부 사업 부진·부정수급 사례 적발…방식 변경해 지원"

지난해 전국 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부천·서울=연합뉴스) 최은지 이은정 기자 = 지난해 풍자만화 '윤석열차'에 학생만화공모전 금상을 수여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내년 예산이 대폭 삭감될 전망이다.

20일 경기 부천시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진흥원의 내년도 문화체육관광부 국고보조금 예산안은 60억원가량으로 올해 116억4천만원보다 약 56억원(48%) 깎였다.

세부적으로는 17개 항목 예산 가운데 7개 항목 예산이 모두 삭감된 것으로 파악됐다.

삭감된 예산 항목은 만화산업 전문교육 인력 양성 사업과 만화교육을 지원하는 웹툰창작체험관 사업 등이다.

문체부는 이들 예산을 삭감하는 대신 올해 콘텐츠 분야의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진흥원 사업과 상당 부분 겹치는 '웹툰산업 전문인력 교육' 사업에 20억원을 새로 배정했다.

올해 기준 진흥원 예산 비중은 시비 50%, 국비 48%, 도비 2%로, 예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비가 대폭 줄어들면 내년 사업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부천시는 내년에도 올해 수준(103억원)의 시비를 출연금으로 진흥원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진흥원 측은 이에 예산이 삭감된 사업은 지속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내년부터 중단할 계획이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아직 예산 삭감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추후 국회 심의를 거쳐 예산이 깎이면 사업이 중단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예산 삭감 사업은 정부 예산 편성 방향 및 평가 결과에 따라 조정된 것"이라며 "특정 단체에 대한 국고 보조금 지원 여부와 규모는 매년 정책 방향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웹툰창작체험관과 지역웹툰캠퍼스 사업, 만화산업 전문인력 양성은 예산 투입 대비 효과가 부진하다는 사유로 예산안에 편성되지 않았다"며 "만화 출판 지원, 만화콘텐츠 다각화 지원, 수출작품 번역 지원 사업은 부정수급 사례가 발견돼 삭감됐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콘텐츠 분야 사업' 일부로 '만화·웹툰 지원사업' 예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만화영상진흥원은 이 사업의 일부를 수행하는 보조 사업 수행 기관 중 하나란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정수급 사례 적발, 보조사업 평가 결과 등으로 폐지나 이관이 결정되면 동일한 사업 방식으로 편성할 수 없어 보조사업 수행 방식을 변경한 것"이라며 진흥원 예산을 삭감해 문체부의 유사한 콘텐츠 사업에 전용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해 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 윤 대통령 풍자만화인 '윤석열차'가 금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9∼10월 열린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이 작품이 전시돼 논란이 일자 문체부는 학생 공모전 취지에 적합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흥원에 엄중 경고를 하고, 학생만화공모전 후원 단체에서도 빠졌다.

chamse@yna.co.kr,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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