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만 명 늘어나는 고령 치매, 골든타임 위한 조기검진 중요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22’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는 약 89만 명이다. 2017년 약 71만 명에서 매년 약 5만 명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2030년에는 142만 명, 2050년에는 315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은 “치매는 증가하는 노인성 질환 중 가장 대표적으로 자신을 잃어가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말과 행동을 하거나 가족에게 짐이 된다는 점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병”이라며 “초기 치매 증상과 건망증은 뚜렷하게 차이가 없고 치매 종류도 많기 때문에 노년기에 미리 검사를 받는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치료 골든타임이 중요
치매는 뇌가 손상돼 언어, 기억, 학습, 판단 등 여러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치매 원인만 해도 100가지가 넘는다.
대표적인 치매 발병 요인 1위로 약 70%를 차지하는 것이 기억력에 문제가 생기는 알츠하이머 치매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이 쌓이면서 뇌조직이 소실되고 위축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지적 능력이 서서히 떨어져 인지하지 못하면서 치료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악화되면 전두엽 기능 장애, 심한 행동장애 및 신체적 합병증으로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게 된다. 환자는 물론 가족에게도 정신적, 육체적 부담이 큰 질환이므로 초기에 진단과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이나 뇌혈관 손상에 의해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발생한다. 기억력이 먼저 떨어지지 않고, 판단력이 떨어지고 행동이 느려진다. 평소 뇌혈관 질환의 병력이 있다면 식습관 및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혈관 건강 유지에 힘써야 한다. 이 외에 동작과 걸음이 느려지고 굳어지는 파킨슨병 증상을 동반하는 루이소체 치매, 뇌의 전두엽 및 측두협의 퇴행성 변화로 기억장애보다 성격변화, 이상행동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전두측두 장애로 인한 치매 등이 있다.
현재까지 치매를 호전시키거나 완치시킬 수 있는 약은 없는 만큼, 치매의 골든타임인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이나 계산능력, 언어 능력 등은 감퇴했지만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치매의 전 단계를 말한다. 65세 이상의 경도인지장애 발병률은 약 10~20% 수준이다. 정상인의 경우 매년 1~2%가 치매로 진행하는데 비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10~15% 정도가 치매로 이환된다. 치매의 고위험군으로 볼 수 있어 경도인지장애가 의심된다면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지속적 두뇌활동, 혈관 건강 유지 필수
병원에서는 치매 진단을 위해 인지기능 검사와 MRI 검사, 신체 상태 검사를 주로 진행한다. 신경심리검사로 주의 집중력, 기억력, 시공간 능력, 언어능력, 기억력 등의 영역을 평가하며 이 과정에서 일부 정신장애도 감별할 수 있다. 또한 혈액검사, 뇌 MRI등을 통해 치매의 다양한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치매는 주로 약물치료와 비약물 치료인 인지중재치료법으로 치료한다. 약물치료는 치매 증상을 완화하고 병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인지 중재치료법은 치매로 인해 저하된 기억력, 언어능력 등의 인지 기능을 훈련을 통해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는 외국어나 악기를 배우거나 컴퓨터 사용 등 두뇌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뇌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관성 치매를 막기 위해서는 젊어서부터 깨끗하고 건강한 혈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40대부터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자주 확인하고 위험인자를 갖고 있으면 뇌혈관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매일 30분에서 1시간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뇌세포의 산화손상을 감소시키고 뇌조직을 보호해 치매를 예방하고 발병을 지연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은 “최근 치매 치료는 경도인지장애, 주관적 인지저하 같은 치매 이전 단계에서 조기 진단하고 예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무엇보다 치매 예방을 위한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영양과 정신활동, 사회 활동, 신체 활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이다”라고 조언했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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