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보조금 횡령 의혹에 바지 사장 주장까지…시민 공론화로 공법단체 위상 바로 세워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정다은 광주시의회 5.18 특별위원회 위원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5DBptgOx56o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황일봉 5.18 부상자회장과 정성국 공로자회장이 최근 양심 고백을 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공법 단체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5.18 부상자회 회원인 A 씨가 활동비를 지원하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이후 "세력을 형성해서 단체 운영을 좌지우지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일부 오월 단체들의 내부 갈등이 표출되는 모양새입니다. 광주시의회 5.18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다은 광주시의원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다은 광주시의원 (이하 정다은):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5.18 3단체인 부상자회와 공로자회, 유족회가 지난해 3월 공법단체로 전환됐지요. 먼저 공법단체로 전환되면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인가요?
◆ 정다은: 작년 초까지만 해도 5월 3단체가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됐는데 3월과 5월에 순차적으로 공법단체가 됐습니다. 더 이상 사적 조직이 아니라 "국가에 의해서 지위를 인정받고 또 지원도 받는 공적 조직이 됐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3개 공법단체는 시 지부가 아닌 중앙회의 경우에 보훈부로부터 인건비와 운영비를 국가 보조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고 보훈부 승인을 받으면 수익 사업도 직접 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윤주성: 그런데 최근 일부 오월 단체의 내부 갈등이 외부로부터 표출되고 있거든요. 먼저 부상자회 보조금 횡령 의혹, 누가 제기하고 있고 또 어떤 내용인가요?
◆ 정다은: 저도 언론을 통해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공법단체로 보훈부로부터 인정을 받는 과정에서 "부상자회 핵심 회원인 A 씨가 경제적 지원은 물론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고백했다는데, 또 공법단체가 설립되고 A 씨가 지원한 사람이 회장이 되니까 "A 씨가 단체 운영에 개입했다"는 것이 일부 언론 보도 내용입니다. 이것은 지난주 부상자회 공로자회 회장의 '바지 사장' 선언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 와중에 "A 씨가 단체 보조금이나 후원금을 통해서 공법단체 전환 시에 투입한 경제적인 부분을 회수하려 했다"는 주장이 있고 그것이 보조금 횡령 의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부상자회 회장께서 검찰청에 사실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 윤주성: 혹시 보조금 횡령 의혹과 관련해서 황일봉 부상자 회장의 입장을 들으신 적이 있습니까?
◆ 정다은: "바로 잡겠다"고 공언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윤주성: 반대로 보조금 횡령 의혹을 받는 부상자회 전 간부 A 씨의 입장은 어떤 것인가요?
◆ 정다은: 억울하다는 주장입니다.
◇ 윤주성: 그러면 "사법 당국의 조사로 명백한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이런 원론적인 입장인 것이군요?
◆ 정다은: 네. 그렇게 밝혀져야 할 것 같습니다.
◇ 윤주성: 공로자회에서도 여러 잡음이 일고 있는 것 같은데요. 내부 감사에서 어떤 문제가 불거졌나요?
◆ 정다은: 내부 감사 부분보다 최근 단체 간 갈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단체 내부는 갈등이요. 오월 단체가 공법단체가 되면서 전보다 높은 위상을 가지게 되었고 전과는 또 다른 공적 역할을 부여받게 됐습니다. 단체 내부에서도 그 위상과 역할에 맞는 단체로 변화하자는 욕구가 있습니다. 다만 "그 목적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그 과정이나 방법에 문제가 좀 있고 "그것이 갈등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특전사 동지회 사건이나 망월 묘지 성역화 사업 그리고 5.18 기념행사위원회 같은 사안에서 공법단체들이 주도권을 주장하게 된 것인데요. 그 이유는 기존 구조에서 오월 당사자가 뒤편에 놓여 있었다. 그러니 "이제는 오월 단체가 공법단체 위상에 맞는 권한을 가지겠다"는 전제에서 그런 주장들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그 위상 정립이나 권위라는 것이 오월 당사자들께서 이래야 된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특히 광주는 시장도 대통령도 말로 권위를 세울 수 있는 도시가 아닙니다. 광주 시민의 공감과 여론을 모아서 세워야 할 공법단체의 위상을 어느 날 갑자기 억지로 세우려고 하다 보니 오늘날 갈등이라는 역할을 낳았다고 봅니다.
◇ 윤주성: 그렇다면 위원장님께서는 이런 오월 단체의 내부 갈등 또는 외부 단체 간 갈등 어떻게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정다은: 내·외부 갈등을 포함해서 그동안 5월을 다루는 결정 구조가 공법단체, 시민단체, 재단, 시, 시의회로 그 틀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정 구조는 오늘날 오월 문제를 막지 못했지요. 그러니 이제는 "시민들이 직접 각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론화장을 마련해서 오월 문제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광주광역시의회 5.18 특별위원회 시민 공론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오월의 대화'라는 제목의 시민 토론회였는데요. 기존 결정 구조에 있었던 단위에서는 정보를 제공하고 구조 밖에 있었던 시민의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오월의 대화가 계속되어야 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게 하고 그 이야기를 기존 결정 구조가 듣도록 하는 그런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오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 윤주성: 방금 말씀하셨던 '오월의 대화'가 오월 문제 공론화를 위한 1차 시민 대토론회인가요?
◆ 정다은: 네. 맞습니다.
◇ 윤주성: 그러면 그 자리에서 방금 말씀하셨던 외에 다른 의미 있는 내용도 있었습니까?
◆ 정다은: 일단 저희가 1차는 미래세대 토론회라고 해서 10대부터 30대까지 시민들이 함께한 토론회였고요. 2차는 5월에 관련한 관심 있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행사였습니다. "오월의 대화라는 공론화의 장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야 된다"는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갈등의 당사자들이 함께하는 공론장에서 비판의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평가할 수 없겠지만, 기존 논의에서 한 발짝 나아간 것은 5.18 기념재단의 문제에 대해서 시민들이 분명히 지적한 부분이 있겠습니다.
◇ 윤주성: 5.18 기념재단의 문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지적하던가요?
◆ 정다은: 원론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요. 기념재단이 시민들의 성금으로 기반을 가지고 있는데 그동안 기념사업과 관련해서 충분한 논의 구조에 시민을 참여시켰느냐, 어떤 역할을 했느냐. 오히려 시민들을 배제하고 독단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느냐.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기념사업들은 그 원인이 기념재단에 있다", 이런 취지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 윤주성: 현재는 5.18 특별위원회 시민 대토론회에 공법단체도 참여하고 있습니까?
◆ 정다은: 네. 공법단체도 참여해 주셨습니다.
◇ 윤주성: 공법단체들은 어떤 입장인가요?
◆ 정다은: 기존에 주장하셨던 내용들을 반복하셨습니다. 정보 제공자로 자리를 하셨기 때문에요.
◇ 윤주성: 일부에서는 5.18단체의 어떤 갈등과 관련해서 "제3의 외부 기관이나 인물이 당분간이라도 운영을 맡아서 단체를 정상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목소리도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위원장님은 어떤 생각이세요?
◆ 정다은: 저는 오월 단체 내부의 힘을 길러주는 대신에 제3의 외력으로 하는 정상화 시도는 일시적인 효과는 거둘 수 있을지 몰라도 외력이 빠져나간 이후 상황은 담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내부에 힘을 가진 건강한 단체는 특정 몇몇 사람이 문제 있어도 단체 스스로 힘으로 그 몇몇을 통제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오월 단체는 그러지 못한 상황입니다. 오월 단체에 필요한 지원을 해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내부 힘을 기르도록 해야 하는데 "정치와 행정의 책임이 있다"고 제가 계속 주장하는 이유는 그것입니다. 오월 단체를 그저 지원해서 순간순간 달래고 가는 대상으로 전락시켰던 정치와 행정이 오월 문제를 키웠습니다. 오월 단체가 제대로 운영되고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의 기반이 부실했던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관련해서 광주시가 오월 단체 내부 정화를 요구하면서 공법단체 시지부에 일체 운영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기초 체력이 없는 사람에게 병을 나아서 오라고 하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심지어 민주 유공자분들에게 너무 무리한 처사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중앙회는 보훈부에서, 자치구에서 운영비를 받는데 시지부만 중간에 껴서 운영비 지원을 못 받거든요. 문제를 해결할 "내부적인 힘이 부족한 오월 단체로서는 운영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위협입니다. 오월 단체로서는 광주시의 지원 불가 결정이 부당한 제재 혹은 공격으로 받아들여 질 법도 합니다. 공법단체로 전환되고 시지부가 어떤 운영 지원도 받지 않았으니 "오월 단체가 그동안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면, 그로 인한 갈등을 한다"면 광주시가 그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최근 정율성 역사기념공원 조성과 관련해서 5.18 부상자회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서 많은 분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그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5.18 부상자회 회장인 황일봉 회장이 남구청장을 역임하셨으니까요. 이런 부분들과 관련해서 "일부에서는 오월 단체가 국가 보훈부의 어떤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다은: 이것과 관련해서는 최근 국힘의 광주 서구갑 시당 당협위원장이시던가요? 그분이 칼럼을 쓰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호남과 대한민국을 결별할 세 가지 카드가 잼버리, 정율성, 5.18이라고 하는 취지의 칼럼을 쓰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주장이 있기 때문에 방금 말씀하신 그런 우려를 하시는 것 같은데요. 역사공원에 대한 5.18단체의 행동은 사실 오월 단체 내부 갈등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반대하는 의사를 대표자가 표시한 것이 단체 내부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의사 결정 구조 없이 독단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거든요. 결국에는 "내부적인 문제가 왜곡된 단체 의사 표시로 나아간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윤주성: 5.18 단체와 관련해서 지역에서 여러 우려와 갈등이 계속 빚어지고 있는데 광주시의회 5.18 특별위원회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고 공론의 장을 마련할 것인지 또 어떤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해낼 것인지 앞으로 계획 좀 소개해주시겠습니까?
◆ 정다은: 일단 공론화 작업은 계속 할 생각입니다. 앞선 토론회가 물론 아쉬움이 남는 토론회였지만 분명히 확인한 것은 세 번째 토론회는 어떤 방식으로 열어서 어떤 주제로 다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근거를 찾았습니다. 공론화 작업을 통해서 그 결과로 축적된 시민 의사를 반영해서 5.18 사업의 방향과 성격을 변화시키고 구조를 조정하고 관련 제도와 조례를 정비할 계획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이제는 그만 듣고 싶은 5.18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는 지금이 변화의 시기다, 혁신의 적기이고 마지막 기회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저희 "5.18 특위는 더 부지런히, 신중히 더 치열하게 오월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습니다. 끝까지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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