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쉬질 못하니..." 10월2일 임시공휴일에도 직장인 '한숨'

직장갑질119, 직장인 대상 유급휴가 설문조사 결과 공개
직장인 10명 중 3명 "빨간날 유급 휴가 못 받아"
비정규직·저임금·소규모 사업장일수록 휴가 사용 어려워

"10월 2일이 빨간날이 돼서 좋아했는데 이날 연차를 사용하고 쉬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빨간날 일을 해도 두 달 연속 만근자에 한해서만 휴일수당을 준다고 합니다"

오는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최장 6일의 황금연휴가 가능해졌지만, 상당수 직장인들이 고용노동법에서 보장한 휴식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자나 비정규직 노동자에겐 딴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것이란 지적입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3명(31.3%)이 빨간날 유급으로 쉴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은 전체 노동자의 절반에 못 미치는 42.8%만 유급으로 쉴 수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정규직(86.0%)과 비교해도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준입니다.

사업장의 규모나 받은 임금 수준, 노동조합 가입 여부에 따라서도 유급 휴가가 사용에 관한 응답이 갈렸습니다.

사업장 규모가 크고 고임금을 받을 수록 유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이 높았고, 노동조합의 가입한 노동자가 그렇지 않은 노동자와 비교해 더 높은 비율로 유급 휴가를 보장받았습니다.

자세히 보면, 임금 수준별로는 500만 원 이상의 임금을 받는 경우 90.3%가 유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고, 임금 150만 원 미만은 31.0%만 유급으로 쉬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150~300만 원 미만은 65.5%, 300~500만 원 미만은 82.0%가 유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직장의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민간 사업장은 77.4%가 유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고, 이어 △30~300인 미만 73.2% △5~30인 미만 69.6% △5인 미만 47.3%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중앙 및 지방 공공기관은 87.4%가 유급으로 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노동조합 조합원인 경우는 86.9%가 유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었고, 비조합원인 경우는 66.2%가 유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직장갑질119 활동가 김스롱 노무사는 "임시공휴일이 지정될 때마다 직장갑질119에 빨간날과 관련한 상담이 쏟아져 들어오는 이유는 적지 않은 수의 직장인들이 휴식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근로기준법 바깥에 서 있는 5인 미만,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노동자를 보호하고, 근로감독 강화로 열악한 노동조건과 직장에서의 낮은 지위로 인해 발생하는 휴식권 침해를 근절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입니다.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한편,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임시공휴일 및 대체공휴일 등 공휴일은 유급휴일입니다. 유급휴일엔 일을 하지 않아도 하루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유급휴일분)을 지급해야 합니다.

해당 법 제56조에 따르면, 유급휴일분이 월급에 포함된 월급제 직장인의 경우 휴일에 일하면 통상임금의 150%를 지급받아야 합니다. 시급·일급제 직장인은 유급휴일분 100%를 추가해 통상임금의 250%를 지급받아야 합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