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세 의붓딸에 3년 이상 성범죄 자행한 계부, 2심 ‘감형’

1심 ‘징역 10년’→2심 ‘징역 8년’
2심 “피해자가 용서…피고, 깊이 반성”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의붓딸을 3년 이상 상습 성폭행한 40대 계부가 항소심서 감형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고등법원 제2형사부(정승규 부장판사)는 이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유사 성행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 A(40)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원심의 7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및 5년간 보호관찰 명령은 유지했다.

A씨는 의붓딸인 피해 여아가 만 6세였던 2018년부터 만 10세에 이르기까지 강제추행, 준강제추행,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 성적 학대를 가한 혐의를 받았다. 다만 경찰은 A씨가 피해자의 친모와 합의했다는 이유 등을 들며 검찰로 불구속 송치했다. 반면 보완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검찰시민위원회 심의 및 의결을 거쳐 A씨를 구속했다.

1심 재판부는 "의붓 아버지로서 신체·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양육하고 보호할 책임이 있음에도 인륜을 저버리고 신뢰 관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를 성욕의 대상으로 삼아 성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피해자 측 처벌불원 의사에 신빙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A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친모의 처벌불원 입장에 대해선 "피해자의 연령, 전후 진술 내용과 경위, 상황 등에 비춰볼 때 피해자가 법적, 사회적 의미를 명확히 인식해 피고인(A씨)을 용서하는 진심을 표시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심에서 양형 조사관을 통해 피해자를 친모와 분리해 면담하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와는 달리 지금은 피고인을 진심으로 용서했기에 더 이상 처벌을 원치 않는다. 스스로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면서 "피해자의 진술을 일정 부분 양형에 반영할 필요가 있는 점,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