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가 테슬라보다 비싼 자동차세…정부, 과세 기준 개편 착수

전기차 1억 넘어도 자동차세는 10만원
전기차 보급될수록 세수 줄어들어

가격이 약 2000만원인 현대차 아반떼 1.6 가솔린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면 자동차세로 연 22만원을 내야 한다. 반면 1억원이 넘는 테슬라 모델X의 자동차세는 연 10만원 수준이다. 차량 가격과 무관하게 배기량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매기기 때문에 고가의 전기차가 세금을 덜 내는 것이다. 정부가 이 같은 불합리한 자동차세 과세 기준을 변경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테슬라 모델X. /테슬라 제공

행정안전부는 20일 한국지방세연구원과 함께 ‘자동차세 개편 추진단’을 구성하고 현재 배기량에 따라 과세되는 승용차 자동차세 과세 기준을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전문가, 관계부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편안을 마련한 후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지방세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정부가 자동차세 개편에 나선 것은 대통령실이 지난주 국민참여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자동차세 부과 시 적용되는 배기량 기준을 개선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발표한 제4차 국민참여토론 결과에 따르면 총 투표수 1693표 중 1454표(86%)가 ‘배기량 중심 자동차 재산기준 개선’에 찬성했다.

현재 비영업 승용차를 기준으로 자동차세는 배기량 1000㏄ 이하는 1㏄당 80원, 1600㏄ 이하는 1㏄당 140원, 1600㏄를 초과하면 1㏄당 200원을 부과한다. 영업용 승용차는 1600㏄ 이하는 1㏄당 18원, 2500㏄ 이하는 19원, 2500㏄를 초과하면 24원을 부과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엔진 기술을 발전시켜 배기량은 줄이면서 출력은 그대로 유지하고 이다. 기존에 배기량이 큰 고가 차량만큼의 성능을 적은 배기량으로 낼 수 있게 되면서 자동차세 과세 기준을 변경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 고가의 친환경차도 보급되며 자동차세 과세 환경이 상당히 변했다. 현재 비영업용 전기차에 부과하는 자동차세는 10만원에 불과하다. 제도를 바꾸지 않고 유지하면 전기차가 더 많이 보급될수록 세수가 줄어든다. 국내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50만대를 넘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 420만대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자동차세 과세 기준 개편 필요성에 많은 국민께서 공감하고 있는 만큼 관련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공평 과세 기준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개편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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