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횡령사고'…경남은행 PF 횡령액 3천억 원 육박

당초 500억 원대로 알려졌던 BNK경남은행 횡령 사고 규모가 3천억 원에 육박한다고 금융감독원이 밝혔습니다.

이는 역대 금융권 횡령 사고 중 가장 큰 규몹니다.

금융감독원은 오늘(20일) 경남은행 횡령 사고 검사 결과, 투자금융부 직원 50살 이 모 씨의 횡령 규모가 2천988억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허위 대출 취급을 통한 횡령액이 1천억이 넘고 서류 위조 등을 통해 대출 원리금 상환 자금을 빼돌린 규모가 1천9백여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이 씨는 PF대출 차주들이 대출 취급을 요청한 사실이 없는데도, 허위 대출 서류를 만들어 거액의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허위 대출금은 무단 개설한 계좌나 가족·지인 명의 계좌 등에 이체했습니다.

PF대출 차주인 16개 시행사가 정상 납입한 대출 원리금 상환자금도 지인·가족 명의 법인에 빼돌렸습니다.

자신의 횡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다른 시행사 대출 계좌로 송금시킨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씨는 거액의 횡령 자금을 골드바나 부동산 매입, 골프·피트니스 회원 구매, 자녀 유학비, 주식 투자 등에 사용한 것으로 금감원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횡령에 따른 경남은행의 순손실 규모는 595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5년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담당해온 이 씨는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본인이 관리하던 17개 PF 사업장에서 모두 2천988억 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 모두 이 씨와 관련한 금융 사고 정황을 지난 4월 초 인지했지만, 자체 조사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 보고는 미뤄졌습니다.

금감원은 지난 7월 21일부터 긴급 현장검사에 착수했으며 지난달 초까지 500억 원대의 횡령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후 검사를 통해 횡령 혐의를 추가로 포착한 겁니다.

금감원은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기능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했다"고 진단했습니다.

BNK금융지주는 자회사인 경남은행의 위험 관리 및 업무실태 점검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NK금융지주는 경남은행에 대한 내부통제 관련 테마 점검을 실시하면서도 고위험 업무인 PF대출 취급 및 관리에 대해서는 점검을 실시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남은행은 2020년부터 PF 대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경남은행은 이 씨가 15년간 동일 부서에서 PF대출 업무를 담당했음에도, 장기 근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명령 휴가를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이 씨에게 자신이 취급한 PF 대출에 대해 사후관리 업무까지 수행하게 하는 등 직무 분리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자체 감사를 특별한 이유 없이 실시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감사해 장기간 횡령 사실을 적발하지 못한 점도 사고 규모를 키웠습니다.

금감원은 "횡령 금액 사용처를 추가 확인하고 검사 결과 확인된 사고자 및 관련 임직원의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금감원 제공, 연합뉴스)

유덕기 기자 dkyu@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