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 10월2일 ‘빨간 날’에 연차쓰고 쉬라는데요?[Q&A]
빨간 날 쉬는 조건으로 연차 차감했다면 임금체불
“10월 2일이 빨간 날이 돼서 좋아했는데 이날 연차를 사용하고 쉬라는 지시를 받았다.”
“빨간 날 일을 해도 두 달 연속 만근자에 한해서만 휴일수당을 준다고 한다.”
“원래 휴무일이 월요일인데 월요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다른 날 대체휴무를 달라고 할 수 있나?”
다음 달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올해 추석 연휴는 엿새가 됐다. 그러나 이를 온전히 즐길 수 없는 노동자가 여전히 많다.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에는 매년 빨간 날(명절·공휴일)을 앞두고 비슷한 상담이 들어온다. 직장갑질119가 반복되는 상담 사례를 토대로 정리한 ‘빨간 날 5문 5답’을 재구성했다.
-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데 공휴일이나 임시공휴일에 근무하면 임금을 얼마나 더 받을 수 있나?
“공휴일(임시공휴일, 대체공휴일 포함)은 유급휴일이다. 유급휴일엔 일하지 않아도 하루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유급휴일분)을 지급해야 한다. 유급휴일분이 월급에 포함돼 있는 월급제 직장인은 휴일에 일하면 통상임금의 150%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올해 시간당 통상임금 1만원인 직장인이 임시공휴일인 10월2일에 출근해 8시간을 일하는 경우 12만원(1만원×8×1.5)을 받는다. 시급·일급제 직장인은 유급휴일분을 그날 정산해 받는 것이므로 위 계산식에 유급휴일분 100%를 추가해 통상임금의 250%를 받아야 한다. 유급휴일임금이나 휴일근로가산임금은 만근을 하지 않았더라도 5인 이상 사업장에서 법정공휴일에 근무한 모두가 받을 수 있다.”
- 회사에서 공휴일에 강제로 연차를 사용하라고 하는 데 문제가 없나?
“연차휴가는 해당일의 근로의무를 면제하고 유급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므로 애초 근로의무가 없는 날인 공휴일에 연차를 사용할 수 없다. 또한 공휴일이 아니라고 해도 근로기준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연차휴가의 시기 지정권이 노동자에게 있으므로 근로자대표의 동의가 없는 한 사용자가 임의로 연차휴가 시기를 지정할 수 없다. 만일 빨간 날 쉬는 조건으로 연차를 차감했다면 임금체불로 노동청에 진정해 연차수당을 받을 수 있다.”
- 일용직도 공휴일에 유급으로 쉬거나 휴일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나?
“고용노동부·대법원에 따르면 1일 단위로 근로계약이 체결되고 종료되는 일용노동자는 원칙적으로 공휴일과 휴일근로수당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형식만 일용노동자일뿐 계속 반복 사용해 사용종속관계가 지속하는 경우 상용노동자와 같이 주휴나 월차가 발생하고 공휴일에 관한 규정 역시 적용되므로 유급으로 쉬거나 휴일근로수당을 요구할 수 있다.”
- 프리랜서 계약서를 썼으면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쉴 수 없나?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실질적으로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면 프리랜서 계약과 관계없이 공휴일을 유급으로 보장받아야 한다. 판례는 일관되게 계약서 등 형식이 아니라 사용종속관계 유무를 기준으로 노동자성을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퇴사 뒤라도 노동청에 체불임금 진정을 제기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으면 받지 못한 휴일근무수당을 받을 수 있다.”
- 업종 특성상 화~토요일까지 일하고 일·월요일에 쉬어서 10월2일 임시공휴일, 9일 한글날과 겹치는데 대체휴무를 요구할 수 있나?
“임시공휴일은 월요일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업종 특성에 따라 월요일이 휴무일인 경우도 있다. 월요일에 근로제공의무가 없다면 월요일인 10월2일 임시공휴일, 9일 한글날 모두 유급휴일로 보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용자가 다른 날에 휴무를 제공할 의무는 없다. 노동부는 휴무일 등 원칙적으로 근로제공이 예정돼 있지 않은 날과 공휴일이 겹치는 경우 해당일을 유급으로 보장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다만 근로기준법은 노동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해놓았을 뿐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대표를 통해 다른 날 휴무를 요구할 수 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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