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골프여행 갔더니 성매매 함정이…셋업범죄로 13억 뜯은 일당 검거

친하게 지내던 피해자 유인…공갈혐의 등 7명 검거
한국인 브로커에 적색수배 요청…현지 경찰도 섭외

(서울=뉴스1) 원태성 정지윤 기자 = 골프여행을 함께 하자며 해외로 유인한 뒤 성매매 단속에 걸린 것처럼 가장해 13억원을 갈취한 일당 7명이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20일 A씨(63) 등 공갈 혐의를 받는 4명을 구속 송치하고 B씨(50) 등 3명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지 브로커 1명에게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A씨 등 피의자들은 6월30일부터 7월6일까지 피해자와 캄보디아로 골프여행을 떠나 성매매 단속에 함께 걸려 현지 경찰에 유치된 다음 "수사 무마 명목으로 100만달러(13억원)가 필요하다"며 피해자를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수사 결과 A씨는 평소 골프모임을 통해 알고 지내던 피해자를 대상으로 정한 후 실제 단속에 걸린 것처럼 연기하거나 범죄 수익금의 자금세탁을 담당할 공범들을 수 개월 전부터 섭외했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를 통해 경찰로 추정되는 현지인들을 섭외하기도 했는데 피해자가 체포된 후 인치된 장소는 실제 경찰서로 확인됐다.

피의자들은 국내로 돌아온 뒤 은행 34개소를 돌며 범죄 수익금을 모두 현금화하고 수익을 분배했다.

경찰은 7월 중순 피해 사실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캄보디아에서 10년 넘게 마사지숍 등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인 C씨(51)를 현지 브로커로 확인하고 C씨의 여권을 무효화하는 한편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함정에 빠뜨린 후 수사 무마 명목 등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전형적인 '셋업 범죄'"라며 "셋업 범죄는 피해자가 자신도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신고를 꺼린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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