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넘어 ‘지역 단위’ 친환경 인증...용산에 첫 적용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2023. 9. 2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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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뉴욕 세계무역센터 현장 방문
USGBC와 ‘서울형 LEED’ 위한 MOU

서울 용산정비창 용지가 국제업무지구로 개발될 때 국내 최초로 ‘지역 차원’의 친환경 인증을 받게 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건물 단위를 넘어서 지역 단위로 친환경 인증을 받게 할 대상지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꼽았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지하에서 관계자에게 시설 브리핑을 듣고 있다.
오 시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 캠퍼스를 찾았다. 부지 면적이 약 6만 4750㎡에 달하는 WTC 캠퍼스는 지어진 9개 건물 대부분이 친환경·저탄소 평가인증인 LEED의 골드 등급 이상을 받았다. 골드는 LEED 인증 체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아예 2025년까지 온실가스 35% 감축, 2050년까지 80% 감축을 목표로 설정하고 개발하기도 했다. WTC 캠퍼스가 친환경 도심 개발의 대표 사례로 손꼽히는 이유다.

이날 현장에는 LEED 인증체계를 개발하고 운영 중인 미국그린빌딩협회(USGBC)의 피터 템플턴 회장도 참석했다. 오 시장과 템플턴 회장은 WTC 캠퍼스를 함께 둘러본 후 ‘서울시 친환경 도시개발 인증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오 시장은 “기후 위기 때문에 저탄소 건축물을 짓는 게 굉장한 시대적 화두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개별 건물 단위에만 LEED 인증이 적용됐다”며 “하지만 오늘 MOU를 계기로 앞으로는 친환경 인증을 구역이나 지역 단위로 확장해 받는 시도가 서울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피터 템플턴 USGBC 회장과 서울시 친환경 도시개발 인증체계 구축을 위한 MOU를 맺었다.
서울시는 LEED를 기반으로 넓은 범위에 대한 개발 사업을 평가·인증할 수 있는 제도를 새로 만들겠단 입장이다. 이른바 ‘서울형 LEED’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캐나다, 인도, 브라질 등에서 기존 LEED 인증제도를 나라별 실정에 맞게 변형해 운영 중이지만 도시 단위 인증체계를 개발하는 건 서울이 처음이다.

서울형 LEED를 개발하고 나선 건 국내에는 아직 일부 건물에만 한정적으로 친환경 인증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 송파구 잠실 롯데타워 등이 LEED의 골드 등급 인증을 받았다. 지역 차원의 종합적인 친환경 계획 수립을 유도하기 위해선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형 LEED가 개발되면 처음 적용될 대상지로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유력하다. 오 시장은 이날 WTC 캠퍼스를 둘러본 뒤 “아무래도 한 구역을 통째로 다 개발하는 사례가 (서울에는) 많지 않으니 제일 먼저 용산이 떠오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같이 일정한 지역을 개발할 때 탄소 저감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면 뜻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용산은 제로 탄소, 제로 에너지 욕심을 한번 내보고 싶다. 우리도 외국 손님이 왔을 때 많이 자랑할 수 있는 상징적인 친환경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용산국제업무지구를 WTC 캠퍼스와 같이 지하·지상·공중으로 다층 복합화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오 시장은 WTC 캠퍼스 지하의 철도역과 지하철역이 만나는 장소인 오큘러스에 대해 “거의 축구장 수준의 넓은 공간에 기둥이 하나도 없다. 개방감과 공간감이 상당하다”며 “용산 밑에도 이런 공간을 만들고 공연을 못하라는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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