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과천 지하에 4차선 도로와 빗물터널 동시에 뚫는다…국내 첫 ‘복합기능’ 터널
서울 동작구에서 과천시로 이어지는 지하 공간에 4차로 도로와 빗물저류조 기능을 동시에 하는 터널이 뚫린다. 이같은 복합기능 터널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공사다.
서울시는 이수교차로~과천대로 구간 지하에 왕복 4차로 5.61㎞ 도로터널과 3.3㎞ 저류배수터널을 함께 건설하는 사업이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를 통과했다고 20일 밝혔다. 연말 서울시의회 보고를 거쳐 실시협약을 체결해 2025년 상반기 착공하고 오는 2030년 개통하는 것이 목표다.
이수~과천 복합터널은 지역의 상습적인 침수와 교통정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내 첫 다기능 터널이다.
이수교차로~사당역교차로 구간은 도로터널과 빗물터널이 완전히 분리된 형식을, 이후 남쪽으로 0.5㎞ 구간은 하나의 터널 위아래로 도로와 저류조 기능을 분리한 복합터널을 적용한다. 남태령IC까지 나머지 2.87㎞는 도로터널 기능만 있다.
최근 기후위기에 따른 극한 날씨 극복이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과제로 떠오르면서 여러 기능을 담당하는 지하 시설이 주목받는 상황이다. 지상에 공간 확보가 어려운 도시 특성상 대심도에 지하방수 혹은 지하하천 등을 만들기도 한다. 지하개발은 안전 문제와 공사 예산·기간 압박이 있으나 공간 확보를 위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분지 지형인 사당~이수 구간은 집중호우에 고지대 빗물이 유입되면서 매년 비 피해가 반복됐다. 동작대로 교통 정체도 만성적이다.
서울시는 두 문제점을 해결할 도로터널과 빗물배수터널을 각각 검토했으나 공사 기간과 주민 불편을 줄일 수 있고 유지 관리와 경제적 효율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복합터널을 추진해 왔다. 2017년 민간투자사업 제안서를 받아 한국개발연구원 적격성 조사 후 롯데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1년부터 우선협상대상자·전문가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최근 기록적 폭우 등 이상 기후를 반영해 당초 31만7000㎥로 제안된 빗물배수터널 저류 용량을 33.7% 늘린 42만4000㎥ 규모로 대폭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사당천 유역 상습 침수 지역과 한강을 연결하는 빗물배수터널의 저류 기능이 확대돼 인근 저지대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은 민간 사업자가 건설해 소유권을 서울시에 양도하고 30년간 관리운영권을 부여받아 투자비 회수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된다.
최진석 서울시 재난안전관리실장은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이수~과천 복합터널은 사당·이수 지역 침수를 줄이는 동시에 동작대로 교통정체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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