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아양 모친 "딸 죽인 사람 변명 왜" 오열…징역15년 구형

검찰 "상해 피해자도 후유장애 사법부가 경종 울려야"
유족 "엄벌해달라"

대전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초등학생 4명을 차로 덮쳐 1명을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가 대전 둔산경찰서에서 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3.4.1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대낮부터 만취해 운전하다 어린이보호구역으로 돌진해 9살 배승아양을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에 대해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대전지검은 20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 심리로 열린 A씨(66)에 대한 '민식이법(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 위반, 도로교통법위반, 위험운전치사·상 혐의 등 결심공판에서 “입법부와 행정부도 음주운전 사고를 막지 못했다면 최후의 보루는 적정한 사법권 행사”라며 징역 15년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음주운전 사고가 재발하는 이유는 안타까움과 분노를 넘어 그에 합당한 처벌이 내려졌다는 정보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숨진 피해자 외 상해를 입은 아이들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A씨 변호인은 “범행 이후 유족에게 사죄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며 “피고인의 가족들도 사죄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금전적 보상밖에 할 수 없어 평생 살아온 아파트를 팔아 전액 지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한없이 죄송스럽고 원망스러울 뿐이다. 숨 쉬는 것조차 견딜 수 없이 송구하다”며 “70 가까이 살아오며 선하고 올바르게 살지 못해 돌이킬 수 없는 아픔과 상처를 안겨드렸다. 죽을 죄를 지었고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죽을 때까지 운전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맹세한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비통하고 안타까운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길 바라며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A씨의 변론을 들은 배양의 오빠는 법정에서 “구속되기 전 사과가 아닌 변호사 선임을 우선했던 피고인의 감형을 바라는 악어의 눈물”이라며 “저와 어머니를 정신적으로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엄벌에 처해달라”고 분노했다.

배양 모친은 “내 딸을 죽인 사람의 변명을 왜 들어야하는지 모르겠다. 차마 딸에게 갈 수 없어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을 죄라니”라며 “변명하지 말고 그냥 죽어라. 어떤 사과나 변명도 듣고싶지 않다. 엄벌에 처해달라”고 통곡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20일 A씨에 대한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한편 A씨는 지난 4월8일 오후 2시21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교차로에서 만취 상태로 SM5 승용차를 몰다 어린이보호구역 인도로 돌진, 배양을 비롯해 길을 지나던 초등생 4명을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유족을 위해 공탁금을 내고 지난 14일 법원에 사실 통지서를 제출했으나, 유족 측은 하루 뒤 공탁금 수령을 거절하고 이를 회수하라는 서류를 법원에 냈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