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초등생 사망, 음주운전 60대에게 징역 15년 구형

김도현 기자 2023. 9. 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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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대낮에 만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어린이보호구역인 스쿨존에서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거나 다치게 한 60대 전직 공무원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20일 오전 10시 230호 법정에서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및 치상, 위험운전치사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65)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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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입법부와 행정부 노력으로 사건 막지 못하면 사법부가 최후의 보루
[대전=뉴시스] 김도현 기자 = 음주운전으로 9세 여학생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전 둔산경찰서에서 나와 대전지법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3.04.10.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주말 대낮에 만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어린이보호구역인 스쿨존에서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거나 다치게 한 60대 전직 공무원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20일 오전 10시 230호 법정에서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및 치상, 위험운전치사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65)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 4월 8일은 누구에게 평범한 하루였지만 누군가에게는 잊을 수 없는 끔찍한 하루였을 것이며 단장지애(斷腸之哀)와 상명지통(喪明之痛)이라고 자식을 잃을 슬픔을 창자가 끊어지거나 눈이 머는 것에 비유하지만 숨진 피해 아동의 유족은 더 깊은 고통이었을 것”이라며 “잊고 싶은 기억을 갖고 수사기관과 법정에 출석해 수차례 진술하고 공탁금을 거부하는 등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는 사망한 피해 아동이 주로 보도됐지만 상해를 입은 아동들은 대부분 1년 이상의 정신과적 진료를 요하는 상태로 심각한 피해 정도는 마찬가지”라며 “유사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은 이러한 사건 가해자가 상응하는 처벌을 받았다는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법안 개정과 제도 개선 등을 입법부와 행정부가 각각 시행했지만 여전히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해 남은 최후의 보루는 적절한 사법권의 행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현재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사건 발생 직후부터 사죄를 위해 연락할 방법을 문의했지만 개인정보보호 및 피해 가족의 충격 때문에 제공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라며 “반성하는 것도 변명이며 금전적 보상으로 상처가 치유되지 않는 점을 알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러한 것 밖에 없다는 점을 헤아려달라”라고 밝혔다.

A씨는 최후진술 절차에서 “피해 아동과 피해를 입은 가족에게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죽을 죄를 지었다”라며 “처절하게 반성하고 있으며 모든 죄를 달게 받고 속죄하겠다”라고 전했다.

A씨가 말하자 일부 방청객들은 눈물을 쏟기도 했으며 피해 아동인 B(9)양의 유족도 흐느꼈다.

재판부는 B양의 가족에게 마지막으로 진술할 기회를 제공했다.

B양의 오빠는 “A씨가 하는 반성은 감형받기 위한 악어의 눈물이라고 생각된다”라며 “사고 직후 사과를 하지 않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자신의 살길을 찾았다는 것이 분노며 사죄 없는 반성문 제출은 유족을 향한 2차 가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양의 어머니 역시 자신의 딸을 죽인 사람의 변명을 왜 들어야하는지 모르겠고 죽을 죄를 지었으면 죽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0일 오후 2시 A씨에 대한 선고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A씨는 지난 4월 8일 오후 2시 20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교차로에서 좌회전한 뒤 도로 연석을 들이받고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인도를 걷던 B양을 포함한 9~12세 초등학생 4명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8%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으며, 스쿨존 제한 속도인 시속 30㎞를 초과한 약 35㎞로 주행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은 사고 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또 사고를 당한 다른 어린이 3명 중 1명은 뇌수술을 받는 등 전치 약 2~12주의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시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kdh191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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