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에서 필로폰, 차에선 주사기 나왔는데…마약 혐의 '무죄'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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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서 필로폰 주사기가 발견되고 머리카락에서도 필로폰 성분이 나와도, 투약 시점을 특정하지 못한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경찰은 A씨의 차량에서 주사기, 고무호스 등 마약 투약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도구들을 발견했으며 주사기에서는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1심은 A씨가 어느 시점에 필로폰을 투약했는지 특정할 수 없다고 보고 마약 혐의를 제외한 혐의들만 유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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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에서 필로폰 주사기가 발견되고 머리카락에서도 필로폰 성분이 나와도, 투약 시점을 특정하지 못한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31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과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A씨가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의심해 2021년 7월 3일 소변과 모발을 채취했고, 검사 결과 모발에서만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문제는 A씨의 모발 길이가 4~7㎝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통상 마약 수사를 할 때는 사람의 모발이 한 달에 1㎝가량 자란다는 점을 고려해 모발을 3㎝씩 잘라 투약 시기를 판별한다. 그런데 압수한 머리카락이 너무 짧은 탓에 구간별 감정이 이뤄지지 못했고, A씨는 풀려났다.
이로부터 한 달 뒤인 2021년 8월 1일, A씨는 무면허 운전으로 사고를 낸 뒤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A씨의 차량에서 주사기, 고무호스 등 마약 투약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도구들을 발견했으며 주사기에서는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재차 A씨의 모발과 소변을 압수했다. 이번에도 소변에서는 필로폰 성분이 나오지 않았지만, 길이 6∼9㎝ 모발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모발을 3㎝씩 잘라서 구간별 감정을 실시한 결과, 모든 구간에서 필로폰 성분이 나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처음 모발을 압수한 다음 날인 7월 4일부터 8월 사이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다만 정확한 투약 날짜와 장소는 특정하지 못했다.
1심은 A씨가 어느 시점에 필로폰을 투약했는지 특정할 수 없다고 보고 마약 혐의를 제외한 혐의들만 유죄로 판단했다. 반면 2심은 ▲ 모근~3㎝ 구간의 모발에서 필로폰이 검출됐고, ▲주사기가 나온 차량을 운전한 점 등을 근거로 마약 투약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1년 2월, 약물중독 재활교육 40시간 등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1심과 같이 A씨에게 마약류 투약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모발 검사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어도 투약 시점을 특정할 수 없다면 공소사실인 '2021년 7월 4일부터 8월 5일까지 필로폰을 투약한 점'을 뒷받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주사기가 나온 차량은 법인 명의로 A씨 외에도 여러 사람이 사용했고, 두 차례의 소변 검사에서 필로폰이 검출되지 않은 점 등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증거재판주의, 자유심증주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위반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YTN 서미량 (tjalfi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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