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행동'에 지하철 아수라장…구전설화 돼가는 '일상의 평온'
최근 출근길 지하철에서 승객들이 갑자기 대피하면서 여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승객으로 가득했던 객차 안이 순식간에 텅 비어버릴 정도로 긴박한 대피 상황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지난 6일 아침 출근길 서울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안입니다. 빼곡하게 서 있는 사람들 사이로 갑자기 한 남성이 파고듭니다. 검은 후드티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 남성! 거칠게 승객들을 밀치죠. 열차 안 사람들 틈을 마구 파고듭니다. 잠시 뒤, 열차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승객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와 앞다퉈 도망칩니다. 열차를 기다리던 사람도 같이 도망치고 중간에 넘어지고, 깔리는 사람도 보입니다. 순식간에 열차는 텅 비어버립니다.
[앵커]
검은 옷에 마스크를 쓴 남성이 굉장히 거칠게 사람들을 밀쳤거든요, 좀 무섭기도 하고요. 승객들도 혹시 '흉기 난동' 아닌가 하면서 놀라서 도망쳤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승객들 사이 중앙통로를 가로지른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인 걸로 착각한 겁니다. 실제 그럴만한 게 영상에서 보기에도 얼굴은 가리고 품 안에 뭔가 흉기를 들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신림동, 서현역 등 흉기 난동이 이어지고 유사 범죄만 60건 이상 반복되다 보니까, 불안감이 높아진 시민들이 낯선 사람의 이런 과격한 행동에 대해 예민해진 상태인 거죠.
[앵커]
그러게요. 몸과 얼굴을 대부분 가린 채로 거칠게 움직였으니까 예민하게 받아들일 만도 해요. 순식간에 승객들이 대피하면서 다친 사람도 많았죠?
[기자]
깜짝 놀란 승객들이 도망치다 넘어지고 깔리며 결국 18명이 다쳤습니다. 이 중 5명은 갈비뼈가 부러지거나 치아에 금이 갈 정도였습니다. 승강장에 갑자기 인파가 몰려 열차가 6분 동안 멈춰 서 있기도 했는데요, 지금 저기가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4가역인데, 당시 시간이 오전 8시 22분대였으니까 한창 출근 시간대였거든요, 이 때문에 시민 불편도 컸습니다.
[기자]
아니… 저 남성은 왜 이렇게 위협적인 행동을 한 건가요?
[기자]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검은 모자 남성의 동선을 역추적해서 지난 18일, 거주지 인근에서 이 남성을 체포했습니다. 경찰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김원삼/중부경찰서 형사과장 : 특별한 목적 없이 단지 거기를 헤쳐 나가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승객들을 강제적으로 밀치고, 위협적인 행동들을 한 겁니다.]
경찰은 폭행치상과 업무방해 혐의로 남성을 입건했습니다.
또 정신 병력은 없지만 진단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실제 흉기 난동은 아니었지만, 많은 분들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부상자도 나왔고요. 안전하다고 믿었던 일상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이렇게 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우리 사회가 얼마나 흉기 난동에 불안감이 큰지, 서로를 못 믿는 상황인지 보여주는 장면인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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