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우편으로 마약 들여와 기지에서 흡연…미군 등 무더기 송치

▲ 미군기지 내에서 마약을 흡연한 미군에 대한 압수수색 및 체포 장면

군사우편을 통해 미국에서 마약을 들여오고, 유통·판매한 주한미군 등이 무더기로 검거돼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주한미군 A(24) 씨 등 22명을 검거해 이 중 유통책인 B(33·필리핀) 씨와 C(27·한국인) 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구속 송치된 2명 외 미군 17명과 한국인 3명 등 20명도 불구속 송치됐습니다.

A 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1년 3개월간 주한미군 군사우체국을 통해 밀반입한 합성대마 350㎖를 판매·유통하거나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평택 캠프험프리스 소속 미군인 A 씨는 육안상 액상 합성대마와 전자담배 액상의 구별이 쉽지 않다는 점을 노려 플라스틱 통에 이를 담아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이렇게 들여온 합성대마는 B 씨와 C 씨 및 다른 주한미군 등 판매책 7명을 거쳐 평택 캠프험프리스와 동두천 캠프 케이시 소속 미군 등에게 판매됐습니다.

마약을 구매한 이들은 미군기지 내부나 유통책의 주거지 등에서 전자담배 액상에 합성대마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흡연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판매자와 구매자들은 검거를 피하고자 전달책 3명을 통해 마약을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미 육군범죄수사대(CID) 측으로부터 미군기지 주변에서 합성대마가 유통되고 있다는 내용의 첩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어 평택과 동두천 소재 미군기지를 4차례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한 끝에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A 씨 등 22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가지고 있던 마약 판매대금 1만 2천850달러(1천670만 원 상당), 혼합용 액상 4천300㎖, 전자담배 기기 27대와 50여 명이 동시 흡연 가능한 합성대마 80㎖를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미국 본토에서 합성대마가 발송된 경위 등 밀반입 경로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방침입니다.

압수품

한편, 미군 군사우체국에 반입되는 물품은 주한미군지위협정 등에 따라 금지 물품으로 의심된다고 해서 바로 개봉 검사할 수 없으며, 미국 우편당국과 합의 없이 우편 경로에서 분리할 수도 없어 마약 유입경로로 악용되기 쉽다는 우려가 제기돼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군사우편을 마약의 밀반입 경로로 악용하는 방식의 범행을 막기 위해 미육군범죄수사대와 공조하며 수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