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죽음’ 급증…‘애도’ 고민하는 자치단체

김효경 2023. 9. 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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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추석 연휴, 한가위를 맞아 가족과 함께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하지만 삶을 마감한 뒤에도 저마다 사연에 따라 가족과 단절된 '무연고 사망자'가 늘면서, 자치단체가 고인의 마지막을 기리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밀양시의 한 추모공원, 가장 높은 곳, 구석진 자리에는 살아간 시간도, 사진도 한 장 없이 하얀 보자기에 쌓인 상자가 있습니다.

지난 15일, 세상을 떠난 80대 조 모 씨의 유골함입니다.

기초생활 수급자였던 조 씨는 직계 가족이 없는 데다, 형제마저 시신 인수를 거절하면서 이른바 '무연고 사망자'가 됐습니다.

현재 이곳에 안치된 '무연고 사망자'는 16명입니다.

[강구동/만어추모공원 이사 :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꽃을 달아드리는 것도) 없죠. 없고 저희들이 한 번씩 (꽃을) 달아드리고 그렇게 합니다."]

부모나 형제자매 등 연고자를 알 수 없거나 연고자가 없는 시신, 연고자가 있더라도 인수를 거절할 때,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됩니다.

경남의 '무연고 사망'은 2019년 150명에서 해마다 늘어 지난해 280여 명으로, 3년 새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올해도 지난 6월까지 240명이 넘습니다.

문제는 장례 절차입니다.

2019년 밀양과 김해, 양산이 '공영장례 지원' 조례를 만들기 시작해, 경남 8개 시·군에서 장례 지원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관련법에 따라 장례비 8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화장 절차를 진행하기도 빠듯하기 때문입니다.

공공장례 지원 조례로 장례비를 160만 원까지 지원하면서 영정 사진을 만들고 빈소를 마련해 고인에 대한 마지막 예우를 갖추고 있습니다.

'무연고 사망자'의 개념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노력입니다.

[박용문/밀양시 사회복지과장 : "소외된 분들이 마지막 가시는 길을 편안하게 모시는 것이 이분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책임이며 (인간 존엄을 기억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건복지부는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로 '무연고 사망'이 늘 것으로 보고 있고, 경상남도도 공영장례를 지원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김신아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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