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임금·근로시간 유연성 확보가 관건”
1996·1997년 총파업 때 위기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심화
노동 유연성은 정부 안정책과
같이 가지 않으면 풀 수 없어
현시대의 가장 큰 사회문제는
‘중기→대기업’ 사다리 사라져
청년 좋은 일자리 줄어드는 것
정부가 추진하던 근로시간 개편안이 상반기 후퇴한 이후 다른 노동개혁 과제까지 동력을 상실하는 모습이다. 여론의 반발에 밀려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가 지속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노동시장 이중구조 아래층에 위치한 저임금 근로자들과 위층의 대기업 근로자 간의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당위에는 많은 이가 공감하지만, 고착화된 구조 탓에 정부·기업·노조 모두 쉽게 건드릴 수 없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이경훈 한국폴리텍 운영이사
사회 : 권순원 교수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
정리 =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문화일보는 날로 고착화되고 있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주제로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과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출신인 이경훈 한국폴리텍 운영이사 등 노동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지난 15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한국의 노동시장이 이중구조로 고착화됐다는 것에 모두 동의했다. 또한 이에 대한 적극적 대책 없이는 격차가 더 벌어지고 비혼·저출산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했다. 참석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이중구조 하층 근로자들에게 ‘경제적 낙인’이 찍힌 상황을 개탄했다. 한 사무총장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배경을 두고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전인 1996·1997년 총파업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당시 총파업으로 기업 경영자들이 큰 위기를 느껴 (총파업 참여) 회사에선 대폭적인 임금인상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법의 방향으로 노사정 대화에 무게를 뒀다. 특히 이 이사는 “정부의 성격이 진보냐 보수냐를 떠나서 노사정은 이 과정에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대화를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 차관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이중구조 심화 요인으로 보고 “임금을 유연화하고 근로시간도 유연하게 활용하는 것이 근로자 삶의 질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좌담회 사회는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이 맡았다.
△권 교수 = 우리 노동시장의 격차가 불합리하다는 것에 많은 이가 동의하면서도 그 원인에 대해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좌담회에서 그 원인과 실태를 짚어보고 어떻게 하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모색했으면 한다. 각자 모두 발언부터 시작하겠다.
△이 이사 = 1986년 현대차에 입사해서 2020년 퇴직했는데, 입사했을 당시에는 우리 사회가 이중구조로 고착화될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는 현대차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업도 아니었고 입사 당시 시급 650원에 월 노동시간은 300시간을 훌쩍 넘겼다. 어느 순간 ‘빈익빈 부익부’가 노동시장 안으로 들어온 것 같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원·하청 간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지 고민하지 않으면 격차는 더 심해질 것이다. 정부가 견인차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무늬만 산별이 아니라 그 틀 안에서 제대로 된 협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회적 잉여자원을 모아서 사회복지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끌어야 한다.
△한 사무총장 = 지금까지 노사정이 나름 각자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다. 정부와 경영계는 한국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지를 고민했고, 노동계는 1980년대 노동운동 과정에서 어려운 형편에 있는 이른바 ‘공돌이·공순이’로 취급받는 노동자의 처우를 어떻게 할지가 고민이었다. 한국의 지난 역사를 보면 각자가 전략을 갖고 성장했다. 노사정이 문제만 많았다면 한국 사회는 이미 나락에 떨어졌을 것이다. 발전과 성장의 구조 속에서 이중구조란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고 이제 노사정이 20, 30년을 내다보며 한국 사회를 재설계해야 하는 지점에 왔다. 이것만 잘 조절하면 한국 사회를 더 높은 반석에 올려놓을 수 있다.
△이 차관 = 한국의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이야기할 때면 부정적인 평가부터 나오지만, 이는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산물이며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1970년대 이후 고도성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이중구조 격차의 구조적인 문제가 배태된 면이 있다. 이중구조 문제의 원인보다는 구조적 특징을 짚어봐야 한다. 바로 ‘구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1986년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한 번도 좁혀지지 않았다. 또 하나 특징은 격차 자체보다도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가는 이동의 통로가 단절됐다. 가장 큰 사회문제는 청년들의 좋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다. 취업 준비 기간은 늘어나고 좋은 일자리를 갖기 위해 온갖 스펙만을 쌓으면서 고생하고 있다. 그러면서 경제성장 동력도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
△권 교수 = 노동시장 격차를 거슬러 올라가면 1987년 노동자 대투쟁과 1997년 외환위기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이 이사 = 외환위기 이전에는 임금과 관련된 요구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노동의 발목을 잡았다. 현대차 첫 정리해고에서 1만2000명 이상이 대상이었다. 당시 내부 구성원들에게 ‘멘붕’이 왔다. 그때부터 노동운동의 방향이 ‘회사 잘 돌아갈 때 많은 요구를 해야 한다’였다. 노동시장 격차와 관련해서도 노와 사가 다르게 생각한다. 경영계 입장에선 경직성이 강해져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된다고 한다. 하지만 노동의 입장에선 원청의 단가 인하 압력으로 인해 원·하청 간에 격차가 커졌다는 것이다.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이걸 갖고만 이야기하면 해결할 실마리가 없어진다.
△한 사무총장 = 기업 차원에서 이중구조를 심화시키는 면을 보면 이른바 낙수효과가 사라진 것이다. 과거에는 대기업에서 임금을 올리면 다른 기업까지 따라 올라가는 구조였다. 그런데 낙수효과가 사라진 지점을 통계로 보면 1996·1997년 총파업 때다. 1997년 말 외환위기 사태 이전 임금인상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총파업으로 한국 사회가 흔들리고 나서 기업 경영자 입장에서 큰 위기를 느꼈다. 당시 총파업에 참여했던 노조의 회사에선 임금인상 폭을 확 올려주는 면이 있었다. 경영계 입장에선 ‘힘 있고 기세등등한’ 노조를 무마하려는 모습이 있었다. 그때부터 기업은 생산을 제대로 하기 위해 노조를 포섭하는 방향으로 갔다.
“정권교체 상관없이 勞使政 대화로 지속적 노동개혁 추진해야”
사회적 임금조율 합의 전제로 한
산업별 교섭, 현실적으로 불가능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 줄이려면
원·하청 상생과 정부 지원 필요
납품단가 연동제도 구조적 해법
정부·노조 서로 탓만 해선 안돼
죽 되든 밥 되든 대화로 풀어야
△권 교수 = 학문적으로도 흥미로운 논쟁거리다. 사업장 단위에서 분산되고 고립된 형태로 조직됐던 근로조건 개선 요구들이 1996년 말 노동법 개정투쟁에서 전국화되면서 임금인상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한 사무총장의 진단이다. 1997년 이후 대기업 노조는 자사 임금인상에 집중했고, 정리해고의 트라우마로 기업은 비정규직 고용을 확대했다. 무엇보다 대기업들은 근로자의 임금과 근로조건 개선으로 인상된 비용을 하청업체에 전가했다.
△이 차관 =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고도성장 과정에서 구조적 원인과 노사관계 특징이 결합됐다. 구조적인 측면을 보면 외환위기 전까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다 같이 성장했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변화가 생겼다. 노동생산성과 경쟁력, 지불 여력 격차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대기업들의 생산성은 외환위기 직후 ‘V자’로 회복했다. 대기업 성장 이면에는 중소기업을 상대로 원가를 엄격히 적용하는 방식이 있었다. 하청 기업은 생산성도 낮아지고 지불 여력도 낮아져 격차가 점점 더 벌어졌다. 또한 우리의 노사관계 특징도 작용했다. 유럽이나 선진국 노사관계 특징은 산업별 노동시장이 형성되고 산별 교섭 관계가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한국은 기업별 노동시장과 교섭이다. 그렇다 보니 대기업 정규직은 노사 교섭을 하면서 더 많은 임금인상 여력이 있었지만 하청·중소기업은 노조도 약하고 없는 곳도 많았다. 임금인상 여력도 부족하고 교섭력도 부족하면서 점점 격차가 커졌다.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격차가 심화되는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
△권 교수 = 자연스럽게 노사관계 이야기가 나왔다. 이중구조를 초래하고 확대된 원인으로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교섭구조를 지목한다. 기업별로 분산된 교섭구조하에서 기업 간 근로조건 및 임금 균등화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노동계 또한 이 입장을 지지하지만, 가능하지 않은 초기업 교섭 법제화를 요구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이 이사 = 독일의 경우 산별 교섭 구조를 줄곧 유지하다가 10여 년 전에 폭스바겐이 이탈했다. 더 많은 돈을 벌었으니 기업별 교섭을 한다는 것이다. 산별에서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기업별 교섭을 하면 된다고 하지만 산별 노조를 만들어도 그걸 하고자 하는 리더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산별노조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조합원 사이에서 ‘돈을 가져가면서 산별노조가 뭐 하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 사무총장 = 적절한 임금으로 묶어야 하는데 개별 기업 노조가 산별 교섭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노조의 기능을 임금인상이 아니라 사회적 임금 조율이라는 것에 합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산별 교섭을 해봐야 갈등만 더 심화될 것이다.
△이 차관 = 산별 교섭을 통해 격차를 줄인다는 것은 유럽식 노사관계에서 만들어진 해법이다. 유럽의 산별 교섭은 직종별 교섭에서 출발했다. 유럽은 직종별 노동시장이 형성됐고 직종별로는 비슷한 시장 임금이 만들어져 있다. 그런 연장선에서 산별 임금과 교섭이 성장했다. 하지만 한국은 기업 내부 노동시장이 발달했고 기업별 교섭을 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산별 교섭을 하자고 하면 대기업 근로자들이 호응하지 않을 것이다. 대·중소기업 전체가 아니라 원·하청 노사가 격차를 줄이기 위한 생각을 공유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 왜냐하면 원·하청은 하나의 가치사슬 체계로 연결돼 있다. 하청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면 원청의 경쟁력도 더 커진다.
△권 교수 = 유럽도 2000년대 이후 탈집중화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도 안 되는 것에 매달리지 말고 기업 간 사회적 임금 조정, 사업장 내 원·하청 간 임금 수준 균등화 등의 한국식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사무총장 = 초기업 교섭만으로 풀릴 문제는 아니다. 납품단가 연동제 등으로 소득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포인트가 많다.
△이 차관 = 납품단가 연동제의 경우 구조적 해법이고 중요한 기제가 될 수 있다. 원가 상승을 납품단가에 반영할 수 있어 기존의 공정거래보다 진일보한 해법일 수 있다.
△권 교수 = 경영계에선 이중구조를 고착화한 원인이 경직적 법 제도에 의한 인사관리의 어려움에 있다고 본다. 고용 유연성 제고 특히 해고 규제 등이 완화돼야 채용 여력도 커지고,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비용을 기업 내에서 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 이 문제는 어떻게 보나.
△이 이사 = 지금 정년을 보장하는 상황에서 유연성을 도입하는 게 어렵다. 해고를 자유롭게 하는 것도 동의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한 개인의 삶이 아니라 한 가정의 삶과 연결된다. 노동계가 유연성에 부응하게 하려면 회사도 어떻게 안전판을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기업이 투자하듯 노사정이 범정부 차원의 안전망을 구축해주면 그나마 나아질 것이다. 다만 기업 내에서 노동력의 기능적 유연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시장 수요가 많은 부분에 인력을 집중 배치하거나, 물량이 몰리는 부문에 인력을 전환하는 등의 조치는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음식이야 냉장고에 넣어 뒀다 꺼내 먹으면 되지만 물건은 제때 팔지 못하면 소비자는 다른 기업 제품을 산다. 수요가 몰릴 때 물건을 팔아야 회사가 살 수 있는 것 아닌가.
△한 사무총장 = 고용 유연성은 안전성과 정부의 적극적인 사회적 일자리 정책이 같이 가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제다.
△이 차관 = 유연성이 왜 필요할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노동시장이 너무 경직돼 있어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경직성으로는 성장 동력이 잠식될 수 있다. 경직성이 심한 곳은 대기업과 공공부문이다. 중소기업은 너무 유연하다.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론을 찾아야 하는데, 가장 먼저 임금의 유연화다. 직무능력과 생산성에 맞게 임금을 책정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보상체계가 유리하고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것이 근로자 삶의 질에도 유리하다. 그다음에 배치전환의 유연화다. 통칭해서 기능적 유연성인데 이걸 높여야 한다. 기능적 유연화를 통해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이중구조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말 필요한 유연화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사다리를 튼튼히 하는 것이다. 비정규직으로 출발해도 직업능력 개발을 하고 경력을 쌓아 더 좋은 일자리로 갈 수 있는 이동 가능성이 높아지면 경직성을 많이 완화할 수 있다. 고용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모시고 ‘상생임금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조만간 권고문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 교수 = 이제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할지 방법론을 이야기해 봐야 한다. 최적의 방안은 노사정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도 개선의 방안을 마련하고 입법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2015년의 사회적 대타협 시도 또한 여러 가지 이유로 무산됐다. 사회적 대화의 성공 체험이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사회적 대화기구를 통한 문제 해결에 회의적 시각들이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차관 =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선 노사정 협력이 1차 과제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가장 중요한 방법론이다. 투쟁을 통해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것은 현실적 방법이 될 수 없다. 이중구조를 완화하기 위해서 제도 개선만 해서도 안 된다. 지금까지 경험을 보면 이중구조 완화를 위한 방법론으로 제도 개선에 집중해 왔다. 비정규직을 보호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했지만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이제는 관행 개혁을 고민해야 한다. 임금체계도 바꾸고 노사가 같이 윈윈할 수 있는 노동 유연화가 돼야 개혁할 수 있다. 서로 협력해야 할 수 있다. 원·하청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데, 필요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 이중구조 해법을 찾는 것과 함께 법치에 기반한 노사 간의 협력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한 사무총장 = 이중구조와 관련해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현재 상태로 묶든지 완화하든지 해야 한다. 산별 교섭이든 어떤 것이든 한 가지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종합적 문제다. 경제성장을 하면서 노사정이 각자 전략을 취하며 불가피했던 면도 있었다. 노사정 한 단위의 힘으로만은 불가능한 문제다. 상생임금위도 곧 끝나는데 이중구조를 두고 논의하고 있지만, 단순하게 제도와 정책을 하나 던져두고 ‘이렇게 하면 된다’고 하면 안 된다. 정부가 바뀌면 다시 추진이 안 되니 윤석열 정부 내에 이와 관련한 종합보고서를 내서 사회적 협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독일은 하르츠 보고서를 만들었는데 우리는 단기적인 정책만 내면 끝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이중구조 개선’이라는 화두를 던진 만큼 종합적 측면에서 펼쳐놓는 과정을 거쳐 봤으면 좋겠다.
△이 이사 = 독일도 개혁은 오랜 시간 진행됐다. 보완하면서 계속 가는 것이다. 정부의 성격이 진보냐 보수냐를 떠나서 노사정은 이 과정에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대화를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이 단절되면 사회구조가 엉망이 된다. 노조가 정부 탓만 하지 말고 정부도 노조 탓만 하지 말아야 한다.
특별좌담 인사들
■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
이 차관은 월간 ‘길 찾는 사람들’ ‘사회평론’에서 각각 노동 담당 기자로 일한 뒤 매일노동뉴스 편집국장을 지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선임행정관을 거쳐 2015년 1월부터 2년간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을 역임한 노동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매일노동뉴스 편집국장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중앙노동위원회 사무국장·조정심판국장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비서관실 고용노동비서관
■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한 사무총장은 1987년 6월 항쟁 당시 명동성당투쟁동지회를 만들어 처음 구속됐고 1990년에는 전국노동조합협의회 결성을 주도하는 등 1980·1990년대 노동운동의 주요 현장을 지켰다. 그는 저임금 노동자를 중심에 두고 노동운동을 했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두고 대기업 기득권 노조에는 비판적이다. △민주노총 사회연대위원장 △전태일재단 사무총장 △상생임금위원회 위원
■ 이경훈 한국폴리텍 운영이사
이 이사는 강성노조로 유명한 현대자동차 내에서 현실적인 실리를 따지는 ‘중도 실리파’로 평가받았다. 그는 1986년 현대차에 입사한 후 2009년 7전 8기 끝에 현대차 노조위원장에 당선된 후 2011년까지 노조를 이끌었다. 당시 “이념과 명분에 집착하는 관념적 노동운동의 낡은 틀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 △한국폴리텍 운영이사
■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
권 교수는 학계와 시민단체·정부 내 위원회를 두루 거친 국내 대표적 노동경제학자로, 보수·진보 정부 모두에서 주요 노동관계 위원회에서 활동하며 합리적으로 접근한 전문가로 통한다. 학계에선 노동계와 사용자 측 모두에 쓴소리하는 학자로 평이 나 있다.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회장 △고용부 규제심사위원회 위원장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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