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중소기업 임금격차가 청년층 출산포기로 이어져”

정철순 기자 2023. 9. 2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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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전문가들은 이중구조에 따른 임금 격차가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은 "이중구조가 단순히 임금 격차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초래하는 문제들이 있다"며 "경제적 낙인으로 연애와 결혼을 스스로 유보하는 등 청년 노동층의 희망이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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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시장 이중구조’ 특별 좌담
저출산 문제 원인진단

노동전문가들은 이중구조에 따른 임금 격차가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은 “이중구조가 단순히 임금 격차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초래하는 문제들이 있다”며 “경제적 낙인으로 연애와 결혼을 스스로 유보하는 등 청년 노동층의 희망이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이경훈 한국폴리텍 운영이사는 “사회적으로 참 가슴 아픈 일이고 이중구조를 해결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며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인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에 따르면 하청업체 직원 본인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이중구조와 직결돼 있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남성 기준으로 보면 특히 그렇다. 스스로가 위축돼 있다”며 “사회 안전망이 있어야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할 수 있는데 당장 주택 문제부터 갑갑하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하위 소득층에 대한 기업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공공임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청년들의 첫 일자리 중 ‘500인 이상 사업장’이 7.7%인 반면, 63.9%가 ‘30인 미만 사업장’이었다. 청년 대다수가 이중구조 아래층에 있는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은 “이 청년들은 연애하거나 결혼하거나 출산하는 것에 대해 처음부터 적극적 의지가 있더라도 제대로 못 하는 것”이라며 “그러니 출산율이 저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사무총장은 “비혼이 청년세대 트렌드가 됐고, 이중구조의 가장 큰 문제가 결국 인구소멸로 이어진다”며 “청년들이 아이를 낳지 않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인해 청년세대들은 좋은 일자리를 잡기가 어렵고, 고용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이런 미래에 대한 불안이 저출산 문제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러한 미래에 대한 불안 문제를 해결해야만 저출산 문제도 실마리가 풀릴 수 있는 만큼, 노동시장 이중구조 격차를 만드는 장애물들을 걷어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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