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인기 강사 "북한 관광 이유로 하차 통보받았다" 논란

호주 국적 정재연씨 北여행 영상 두고 "北 홍보" 민원
EBS 측 "민원 무관" 입장에도…청취자들, 교체 비판

EBS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영어강사 정재연씨가 '북한을 홍보하는 유튜브를 운영한다'는 민원으로 중도 하차 통보를 받았다. (MBC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EBS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인기 영어 강사가 '북한을 홍보하는 유튜브를 운영했다'는 청취자의 민원 제기에 중도 하차를 통보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MBC에 따르면 영어 강사 정재연씨는 지난해 12월부터 EBS에서 강의를 해왔다. 지난 4월부터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영어 교재도 펴냈다.

그러나 정씨는 불과 석 달 만에 프로그램 하차와 재계약 취소를 통보받았다. '정씨가 북한을 홍보하는 유튜브를 운영한다'는 청취자의 민원 제기가 발단이 돼 EBS 출연자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호주 국적의 재외동포로, 북한 방문에 제약이 없는 정씨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여행 상품으로 북한에 다녀왔다. 이후 여행작가로서 블로그와 출판, 강연 활동을 해왔고 EBS 면접에서도 이를 밝혔다.

정씨의 하차 소식에 정씨가 진행하던 프로그램 게시판과 정씨의 SNS에는 하차 이유를 묻거나 갑작스러운 교체를 비판하는 글이 약 200건 올라왔다.

이에 대해 EBS 측은 "EBS가 북한 여행을 했다는 이유로 프로그램의 진행자를 교체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다.

EBS 측은 "지난 6월 정씨가 북한을 홍보하는 유튜브를 운영한다는 민원이 접수돼 저서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불법적인 요소나 북한을 의도적으로 홍보하려는 뚜렷한 정황을 찾을 수 없어 해당 민원만으로는 출연자 교체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 방송을 계속 진행했다"며 "교체는 기존 계약 만료 시점에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EBS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고 국가인권위에도 진정을 제기했다.

정씨의 하차를 알리는 공지에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애청자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EBS 홈페이지 갈무리)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