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평택의 뿌리' 살려야 '미래도시' 완성할 수 있다
[윤영은 기자(mondeair@naver.com)]
1.'100만 특례시' 평택의 도전은 '원도심' 재생부터
2. 평택역, 정체성·역사 품은 '평택 랜드마크' 거듭 나야
3. 정장선 시장에 듣는 '글로벌 중심도시 평택시'
'시민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100만 특례시'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 경기 평택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벨트를 꿈꾸는 허브이자, 국내 최대의 자동차 클러스터와 평택항 수소복합지구 등 첨단 미래도시로의 인프라를 고루 갖춘 명실공히 '브랜드 파워' 1위 도시다. 여기에 단일 기지로는 지구촌 최대 규모의 주한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와 경기도 내 유일의 국제무역항인 평택항을 품고 있으며, 시 인구 대비 7%대를 차지하는 외국인이 어우러진 국제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이해 반해 평택의 태동 거점인 평택역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은 '과거'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평택시는 평택1구역과 원평동을 평택역 광장과 연계해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상반기에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프레시안>은 평택역과 원평동 등 원도심의 '먹거리' 창출과 정체성 회복을 위한 시의 대응방안을 진단하고, 신도심과 비견되는 '평택 중심지'의 옛 영화를 되찾을 있는 수 있는 대안을 3회에 걸쳐 모색해 보고자 한다.
평택, 여느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평택시의 태동도 보잘 것 없이 미미했다. 1905년 경부선 철도 정차역이 지금의 원평동 지역에 생기고 역 주변을 중심으로 근대도시의 형태가 갖춰지기 시작하면서 인구 유입이 시작됐다. 이후 일제 강점기 초기 이뤄진 간척사업도 지역 내 인구 증가를 촉진했다.
6·25 한국전쟁 중인 1951~1952년 사이 신장동과 팽성읍 일대에 미군기지가 주둔하게 되고, 월남한 피난민들이 평택 곳곳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불과 수십년 전까지만 해도 전쟁의 상처를 간직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던 평택은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전환점을 맞는다. 1995년 5월 '평택시 도·농 복합형태의 시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평택시·평택군·송탄시의 3개 행정구역이 통합돼 지금의 평택시가 탄생한 것이다.
점차 도농복합 형태의 도시로 모습을 갖춰 가면서, 경기 남부 중심지로 급속한 발전을 이어왔다. 말 그대로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 밭이 바다가 되다)'다.
평택의 비약적인 발전사에서 '평택역'을 빼놓을 수는 없다. 평택시 생활권의 중심지 역할은 물론 사통팔달의 교통 거점으로 경기 남부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가깝게는 서울 도심, 영등포권, 수원과 천안 등의 인근 도시로, 멀게는 대전, 대구나 부산, 광주 등으로 연결하는 요충지가 바로 평택역이다.
이웃 동네인 안성지역 시민들도 기차나 전철을 타기 위해 원정을 올 정도로 평택생활권은 주변 지역(원곡면, 공도읍, 안성 시내, 둔포면 등) 주민들까지 품는다. 특히 원곡면은 면 전체가 평택시 생활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택역은 교통·지리 여건 외에도 다양한 문화와 전통이 교차하고 융합하는 장소다. 그러다보니 평택역 주변은 자연스럽게 어마어마한 상권으로 확장을 거듭해왔다. 현재도 평택시 내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 역 부근이다.
역 수요에 걸맞게 2005년 1호선 연장, 2009년 민자역사 완공을 거치면서 유동인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평택시의 잠재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환황해권 및 수도권 거점지역으로서의 양호한 입지조건과 평택항 입지에 따른 대중국 전진기지, 동북아 물류중심의 거점도시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첨단산업과 국내·외 연계수송망이 구축된 국제화 중심도시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아울러 경기 최남단에 위치해 과밀 억제 권역의 이전가능 수용 및 아산만권 종합개발에 따른 배후지원 도시로도 부각하고 있다. 이에 따른 광역교통망 확충과 광역물류단지 확보, 첨단산업 유치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여기에 삼성·LG전자 등 글로벌 기업이 평택에 대규모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평택은 명실공히 첨단산업의 메카를 꿈꾸고 있다. 또 평택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단지와 함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특화된 배후단지인 첨단복합산업단지를 계획 중이다.
이처럼 'K-반도체'의 중심도시를 예약해 놓은 평택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산업화와 도시화의 발전은 한편으로는 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냈지만, 동시에 도시 내부의 변화와 불균형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덕신도시나 지제역을 중심으로 한 신도시의 발전에 떠밀려 평택역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호소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도시 인프라의 노후화와 교통 혼잡으로 불편한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 극심한 대중교통 혼잡과 주차난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속칭 '삼리'로 불린 성매매집결지 내 일부 업소들이 당국의 폐쇄 방침에도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비 계획도 다잡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평택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의 위기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들여다봐야 한다. 평택의 정체성을 품은 역사와 문화의 본류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평택역 일대는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30만명으로 여전히 매력적인 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평택역을 이용하는 인원 또한 하루 2만명 이상으로, 평택지제역을 이용하는 인원보다 3배 이상 많다. 이는 평택역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을 제쳐두고 평택의 미래를 논할 수 없다는 의미다. <2편에 계속>
[윤영은 기자(mondea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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