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업체서 빌린 명품 팔아넘겨" 중고 거래 사기 기승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충북 청주에 사는 20대 A 씨는 지난해 5월 의류 공유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150만 원 상당의 명품 옷을 빌렸습니다.

3일 동안 사용하고 돌려주는 조건으로 대여료 9만 9천여 원을 지불했는데 반납하기로 한 다음 날 A 씨는 해당 명품을 중고 거래 사이트에 올려 판매했습니다.

같은 해 11월 A 씨는 가전제품 렌털 업체와 임대계약을 맺고 고가의 헤드셋과 헤어드라이어를 넘겨받았습니다.

당시 A 씨는 임대 물품을 다른 사람에게 처분해 생활비를 마련할 생각이었을 뿐 추후 임대료를 납부할 의사나 능력이 없던 상태였습니다.

이 밖에도 A 씨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 상품권을 판매하겠다고 글을 올린 뒤 대금만 가로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김경찬 부장판사는 A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는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여러 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반복했다"며 "피해 회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습니다.

중고 거래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공유경제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충북서 이를 악용해 사기를 치는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지난 1월 B(29) 씨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 휴대전화 등을 판매한다는 허위 글을 올려 피해자들로부터 100여만 원을 송금받은 혐의 등으로 징역 2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20일)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중고 거래 사기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중고 거래 사기 건수는 3천11건으로 4년 전인 2018년(2천133건)보다 약 41％ 증가했습니다.

이는 경기 북부(111％), 제주(97.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입니다.

유 의원은 "2021년 중고 거래 사기 피해액은 3천606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지난해 피해 규모는 확정되진 않았으나 신고 피해 건수로 유추했을 때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고 거래 피해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어 피해자 구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중고 거래사기 특별법 제정을 통해 피해 예방과 피해액 환수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피해 복구가 어려운 중고 거래 특성상 예방이 중요하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중고 물품은 되도록 직거래하고 판매자가 보낸 인터넷주소는 누르지 말아야 한다"며 "경찰청 홈페이지나 사이버캅과 같은 앱에 판매자 전화번호나 계좌번호를 입력해 신고 이력을 확인하는 것도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