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탄소 제로’로 개발…오세훈 “가장 상징적 공간으로”
탄소배출 줄이면서 디지인도 유려하게”
교통 허브 ‘오큘러스’ 보고 용산 도입 뜻도
서울 용산구 정비창 부지에 조성될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제로(0) 에너지’ ‘탄소제로’를 실현하는 지속가능한 공간으로 개발된다. 서울시는 미국 그린빌딩협회(USGBC)와 협력해 지역 단위 도시 개발에 대한 친환경 평가인증체계인 ‘서울형 LEED’를 만들어 용산 개발 사업에 1호로 적용할 계획이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시장은 1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단지(WTC 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지속 가능한,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더욱 효율적인 탄소 저감을 위해 오래 전 시작된 LEED(친환경 평가인증체계)를 구역·지역 단위로 확장하는 첫 시도가 서울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대상지로는) 한 구역을 통째로 개발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보니 제일 먼저 용산이 떠올랐다”고 언급했다.
이어 “용산은 제로에너지, 제로탄소, 100% 가까운 신재생에너지 등의 욕심을 한번 내볼만한 곳”이라며 “기후위기가 새롭게 주목받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지는 하나의 신도시급인 용산을 최대한 신재생에너지를 쓰고 탄소배출을 줄이면서 디자인적으로도 유려하게 잘 만들면 세계적으로 매우 주목받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제1세계무역센터(1WTC)에서 LEED를 개발·운영하는 USGBC와 ‘서울형 지역단위 도시개발 친환경·저탄소 평가인증체계(LEED ND SEOUL, 가칭)’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LEED는 1989년 개발된 후 현재 전 세계 190여개국에서 이용되고 있고, 10만개 이상 인증 사례를 갖고 다. 친환경 계획·기법 달성 정도에 따라 플래티넘, 골드, 실버, 일반 등 4단계로 나눠 인증한다. 여의도 IFC와 잠실 롯데타워는 골드, 서울 파이낸스센터는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LEED ND SEOUL’은 G-SEED(녹색건축인증), ZEB(제로에너지빌딩 인증) 등 서울에서 건물 단위로 운영돼오던 친환경 평가인증을 도시 단위로 확장한 개념이다. 구역이나 지역 차원에서 종합적인 친환경 개발계획 수립을 유도해 친환경 개발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캐나다, 인도, 브라질 등에서 기존의 LEED를 각국 실정에 맞게 변형한 인증제도를 개발해 운영 중이나 도시 단위 인증체계의 개발 시도는 서울이 처음이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서울시는 향후 5년간 USGBC와 협력해 서울형 LEED를 만들어 제안하면 USGBC가 이를 운영한다. 시는 장기적으로 서울의 특성에 최적화된 자체 평가인증체계 개발도 모색할 방침이다.
오 시장이 찾은 WTC 캠퍼스는 업무·교통·상업·문화시설 등 다양한 용도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한 사례다. WTC 캠퍼스는 6만4749㎡의 대규모 부지에 지상 104층 규모의 WTC1 빌딩 등 7동의 건물을 조성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 2025년까지 35%, 2050년까지 80% 감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대부분의 건물이 LEED ‘골드(GOLD)’ 인증을 받아 친환경성을 인정받았다.
WTC 캠퍼스는 가까운 대중교통 역과 긴밀한 환승 체계를 구축해 도심 내 보행과 대중교통 간 연계성을 강화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원활한 단지 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철도역과 지하철역이 만나는 장소에 교통 허브(오큘러스)를 조성했고, 쇼핑몰도 넣었다.
세계적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 주도로 길이 약 105m, 너비 35m의 홀을 조성했다. 시각적으로 지나가는 열차 칸에 탑승한 승객이 이 공간을 바라볼 수 있고 반대로 이곳에서도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설계됐다. 기둥이 전혀 없어 많은 승객이 한꺼번에 이동해도 불편이 적다.
오 시장은 WTC 캠퍼스 지하 1층 오큘러스에 관한 설명을 듣고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적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마치 공룡 배 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아주 인상적”이라며 “최첨단 공법이나 디자인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용산에도) 이런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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