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큰일 났어"‥이제는 딸 목소리까지
[뉴스투데이]
◀ 앵커 ▶
"아빠 나 큰일 났어" 딸과 비슷한 목소리로 이런 전화가 걸려왔다면, 가슴이 철렁하겠죠.
보이스피싱범에게 속을 뻔한 60대 아버지 이야기를 서창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거래처에 물건을 납품하기 위해 회사를 나섰던 60대 안 모 씨.
휴게소에 잠시 들렀는데 그때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사흘 전 집에 왔다가 직장이 있는 서울로 돌아간 딸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에 통화 버튼을 눌렀는데, 수화기에선 딸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통화녹음)] "아빠, 나 지금 큰일 났어. 얼마 전에 친구가 나한테 부탁해서 내가 사채 보증을 서줬는데 친구가 어디 도망갔는지 연락이 안 돼."
딸이 친구의 빚 3천만 원을 떠안고 사채업자에게 감금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안 모 씨 (음성변조)] "딸이 우는 목소리로 먼저 통화를 하다 보니까 거기에 제 감정을 다 뺏겨버린 거죠. 거의 90% 가까이 딸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안 씨는 자신을 사채업자라고 소개한 남성과 통화를 이어갔습니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통화녹음)] "00 씨(딸 이름)가 여기서 오늘 풀려나가려면 원금이나 이자까지 다 합치면 3천500만 원 가까이 돈이 되잖아요. 그러면 오늘 천만 원만 갚으세요. (그러면 딸은) 손끝 하나 안 건들고 지금 바로 당장 안전하게 댁으로 모셔다 드릴 거고요."
안 씨가 통장에 있는 돈 500만 원을 당장 계좌로 송금하겠다고 했는데, 남성은 직접 현금으로 달라고 했습니다.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통화녹음)] "00 씨(딸 이름) 아빠 있는 곳과 가까운 거래처 내가 안내해 드릴게요. 그쪽으로 현금으로 돈을 직접 들고 가서 갚아야 되는데…"
안 씨는 전화를 끊고 딸과 통화를 한 뒤에서야 전화금융사기였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안 모 씨 (음성변조)] "계좌이체를 받아준다고 했으면 진짜 송금했을 겁니다.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을 납치해 가서 감금을 하고 있는데 돈 몇 푼이 아까워서 송금을 안 해주겠습니까?"
지난해 전화금융사기 피해액은 1천451억 원.
이 가운데 60% 이상이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사례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MBC뉴스 서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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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우 기자(realbro@mbcgn.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today/article/6526594_362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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