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먹여 살려야 하는데" 압박감…직장 잃은 40대 아빠가 위험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취업자의 우울 위험이 취업자 보다 2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40대 남성·20대 여성 미취업자의 우울 위험이 가장 높았다.

2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을지대 의료경영학과 남진영 교수팀 2014∼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60세 남녀 1만4087명의 취업 상태별 우울 위험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울증 선별 도구를 이용해 우울 여부를 판정했는데, 조사 대사 중 5.2%가 우울 상태였고 나머지 94.8%는 우울을 경험하지 않았다. 미취업자의 우울 경험률은 취업자보다 2배 높았다.

50대 대비 20대의 우울 경험률은 2.1배, 30대는 1.8배였다. 여성의 우울 경험률은 남성의 2.1배, 미혼인 사람의 우울 경험률은 기혼자의 1.3배, 1인 가구의 우울 경험률은 다인 가구의 1.4배였다. 20대 미취업자의 우울 위험은 또래 취업자의 4.9배, 30대 미취업자의 우울 위험은 동년배 취업자의 3.5배에 달했다.

미취업자의 우울 위험이 큰 것은 실업이 자존감과 삶의 만족 수준을 낮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나이별·성별로는 40대 남성 미취업자와 20대 여성 미취업자의 우울 위험이 가장 컸다. 특히 40대 미취업 남성의 우울 위험은 50대 취업자의 8.3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가장일 가능성이 큰 40대 남성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안정적인 경제활동으로 수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취업 남성의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우울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나이가 적을수록 우울 위험이 컸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며 "전체적으로는 20대 미취업자가 가장 우울했다"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청년 고용난이 지속되는 만큼, 미취업자의 우울 위험 관련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 취업자 수(393만1000명)는 전년 대비 10만3000명 감소,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연구팀은 "최근 20대와 30대의 우울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청년 고용난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정신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취업 스트레스를 줄이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